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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피스컵, 두 배로 피곤하네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스페인의 무더위가 만든 자정 넘기는 축구경기

국내에서 축구 경기는 늦어야 오후 8시에 열려 10시 전후면 끝난다. 영국이나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의 빅리그에서도 자정을 넘기는 경기를 보기는 힘들다.

그런데 '1박 2일' 경기가 스페인에서 열렸다.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 A조 조별리그 세비야(스페인)-유벤투스(이탈리아)의 공식 개막전이었다.

현지 시각 24일 오후 10시 30분에 세비야 올림피코 에스타디오에서 킥오프 한 경기는 25일 오전 0시 20분이 조금 넘어서야 종료됐다. 한국 시각으로는 오전 5시 30분에 시작해 7시 20분에 끝난 것이다.

세비야 팬들은 심야 시간임에도 쌩쌩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루이스 파비아누가 교체로 투입되자 기립박수로 격려하는 것은 물론 후반 34분 세바스티앙 스킬라치가 머리로 추격골을 터뜨리자 함성을 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늦은 시간의 축구 경기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이나 이탈리아 등 스페인을 제외한 팬이나 취재진들은 경기에 몰입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는 꾸벅꾸벅 졸면서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이번 피스컵에는 결승전을 포함한 총 15경기 중 예정된 '1박 2일' 경기가 총 7경기나 된다. 피스컵 조직위원회 한 관계자는 "스페인의 생활환경이나 습성을 충분히 고려해 경기 시간을 배정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회가 열리는 안달루시아 지역은 7~8월 한여름 평균 낮 기온이 40도를 오르내린다. 평균 강수량은 0mm에 가깝다. A조 개막전보다 2시간 먼저 헤레즈에서 열린 리가 데 키토(에콰도르)-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시작 무렵 기온은 38도였다.

오전 7시 이후 뜨는 해가 오후 9시 30~40분 정도가 돼야 지니 늦은 시간에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 프리메라리가 생중계를 보통 오전 3~5시 사이에 보게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달루시아 뿐 아니라 스페인 전역의 여름 평균 기온은 해가 늦게 지기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은 오후 2시~5시 사이 시에스타(낮잠)를 즐긴 뒤 초저녁이 다 되어서야 다시 오후(?) 업무를 시작한다.

당연히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다음날 새벽 1~2시에 맞춰진다. 자정 전후가 한국으로 치면 직장인들이 술 한 잔 걸치며 에너지 충만한 시간대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래저래 스페인의 생활 패턴에 녹아들지 못하는 이방인들은 시차적응까지 포함해 두 배의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조이뉴스24 세비야(스페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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