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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발 등판 박성훈, "그저 열심히 던지는 수밖에"


박성훈은 노암초-경포중-강릉고-한양대를 거쳐 2005년 계약금 1억5천만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실제로는 2001년 고교시절 2차 4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지명됐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입단 연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박성훈은 이후 군복무와 재활로 2년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올 시즌 역시 6월 초에 1군 엔트리에 등록돼 한 차례 2군에 갔다오는 등 부침을 겪다 드디어 선동열 감독의 눈에 띄어 첫 선발 등판 기회를 가지게 됐다.

강릉 사내 박성훈(27, 삼성). 지난 시즌 후 현금 30억과 함께 히어로즈 장원삼과 트레이드될 뻔한 그는 어찌보면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입었을 만하다. 하지만 박성훈은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잊은 지 오래다. 또 당시에도 그다지 상처를 받지 않았다고.

이는 박성훈이 천성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박성훈을 두고 '낙천적'이라는 평가를 넘어 '인생 다 산 사람 같다'고까지 할 정도다. 물론 이는 그가 의욕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퉁명스런(?) 말투와 평소 쑥스러움 탓에 진지한 대답을 하지 않는 성격에서 기인된 것이다.

실제로도 박성훈은 진지한, 혹은 틀에 박힌 가식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느낀 그대로 얘기를 하면서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은 진땀을 흘리며 웃어넘길 뿐이었다.

박성훈은 22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한다. 사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생애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지만, 우천 취소된 탓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21일 두산전에 선동열 감독은 로테이션이 돌아온 용병 브랜든 나이트를 등판시켰다. 순간 아쉽기도 했지만 박성훈은 22일 등판 지시를 받고는 다시 주먹을 불끈 거머쥐었다.

21일 경기 직전 덕아웃에서 만난 박성훈과의 솔직한 대화 내용을 전한다.

-날씨가 덥다. 어제(20일) 생애 첫 선발 등판의 기회가 있었다. 아쉬웠겠다.

"뭐, 그다지 아쉽지는 않았다."

-걱정마라. 선동열 감독이 내일(22일) 선발 등판시킨다고 확언했다.

"(웃음) 사실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난 아무렇지도 않다."

-생애 첫 선발 등판인데 긴장되지는 않는지?

"생애 첫 선발 등판이 아니라 프로 첫 등판이다. 그냥 잘 던져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한 이닝씩만 넘긴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

-선 감독은 박성훈 선수를 눈여겨 보고 있다. 이번 기회서 잘한다면 선발로 계속 나설 수 있다고 보는데?

"감독님이 그러셨다고? 농담이겠지.(웃음) 다만 잘 던지면 팀 상황상 계속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1이닝에 강판만 안당하면..."

-기록을 보니 6월 등록 이후 전반기에는 평균자책점이 10.13을 기록했는데, 후반기 들어서는 1.59까지 떨어졌다. 무슨 비결이 있는지?

"글쎄, 딱히 구위가 좋고 구종이 좋아진 것은 아닌 것 같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전반기 때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살도 많이 빠지고 몸 컨디션이 안좋았다. 후반기에는 몸 상태가 좀 좋아졌다. 밸런스도 맞아졌고. 그 때문이 아니겠느냐."

-구종과 직구 최고구속은 어느 정도인지?

"변화구는 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진다. 올 시즌 최구 구속은 144km를 찍은 것으로 안다."

-결국 제구력 위주의 투수인데, 속칭 '긁히는 날'이 있는지?

"딱히 그런 건 없다. 다만 제구가 잘 될 때는 있다. 요즘에는 안될 때도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잘 나와서 다행인 것 같다."

-삼성의 현 상황상 이우선에 이어 신데렐라 등판인 셈이다. 지켜보는 팬들에게 각오 좀 말해 달라.

"신데렐라라...(웃음) 팬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져줄 리가 없을 것 같은데... 뭐 다른 게 있겠나, 나갈 때마다 열심히 던지는 수밖에 없다. 선발로 나간다고 해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무조건 열심히 던져야지."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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