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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부활, '왕선재 매직'으로 솔솔


[2009 K리그]'감독대행' 꼬리표 뗄 일만 남았다

최근 대전 시티즌의 훈련장 분위기는 웃음꽃으로 가득하다. 성적은 10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입까지는 살얼음판을 걷는 사투를 벌여야 하지만, 선수들은 실력을 갖추고 컨디션만 조절된다면 언제든 출전 기회가 보장된다는 믿음 때문에 밝은 희망에 차 있다.

믿음의 원천은 '왕쌤' 왕선재(50) 감독대행이다. 스승인 김호 전 감독이 송규수 전 사장과 불협화음으로 시즌 도중 동반 사퇴를 한 뒤 큰 짐을 짊어진 왕 감독대행은 특유의 입담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며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했다.

지난 6월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13라운드부터 지휘봉을 잡은 뒤 4승5무2패를 거뒀다. 그 전까지 대전은 정규리그에서 2승4무5패로 패배가 훨씬 많았다.

열세인 전력은 조직력으로 극복했다. 그 결과 매 경기 선수들이 돌아가며 골을 넣어 승점을 건져내는 저력으로 이어졌다. 공격수 박성호, 이제규 수비수 황지윤, 우승제 등 모두가 대전을 이끄는 공신이었다.

중용되지 못하고 묻혀 있던 선수를 과감히 발굴해 기회를 제공하는 모험도 강행했다. 그 결과 10년 가까이 묵었던 성남 원정 징크스를 깨는 데 선제골로 일조한 왼쪽 풀백 김한섭(27)은 왕선재호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을 거쳐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올 시즌 대전에 입단한 김한섭은 매 경기가 테스트였다. 왕 감독대행은 "나이도 있고 해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괜찮은 활약을 하고 있다"라며 높게 평가했다.

고종수 은퇴 이후 공백이 예상됐던 세트피스의 키커로는 고창현이 중심으로 자리했다. 경고가 다소 많고 잔부상으로 출전이 불규칙했던 것이 흠이었지만 왕 감독은 고창현에게 경고가 많으면 벌금을 부여하겠다며 채찍을 들기도 했다.

대전의 A선수는 "왕쌤은 농담으로 선수들의 긴장감을 떨어트리면서도 훈련이 진행될 때는 성악가로 변한다. 다그치는 소리가 커 집중력이 극도로 높아진다. 그만큼 훈련이 재밌게 진행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의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 왕 감독대행은 6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을 조심스럽게 노래하고 있다. 남은 경기가 FC서울-부산 아이파크-인천 유나이티드-전남 드래곤즈-강원FC-광주 상무로 이어지는 가운데 3승3무 내지 4승2무만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FA컵에 대한 야망도 숨김없이 표현했다. 4강에 진출한 대전은 성남과 맞붙는다. 각 포지션별 균형이 갖춰져가고 있고 지난 경기에서 징크스를 날렸다는 상쾌함으로 인해 선수들의 자신감도 하늘을 찌른다.

대전은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5년 5월까지 증흥기를 이끌었던 김광식 사장이 지난달 컴백했다. 경영진도 연착륙을 하고 선수단도 체계를 잡아가는 상태에서 이제 남은 것은 왕 감독대행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는 것이다.

왕 대행의 자리를 노리는 자천타천 감독 후보는 줄잡아 10명 내외로 축구계에 알려져 있다. 다양한 루트로 감독직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순항하고 있는 대전에 불완전한 '감독대행' 꼬리표가 남아 있어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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