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홍희정의 Kiss&Cry Zone] 새출발 LG…새내기들은 개성으로, 신임감독은 새바람으로!


"머리 길이가 예전하고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데? 자르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거야?"

LG 정성주 스카우트는 짐을 한가득 짊어지고 구단 사무실로 들어서는 2010년 예비 새내기들을 향해 매서운 질책을 했다. 하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애정이 담겨 있는 반가움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제 손으로 뽑은 '내 새끼'인 만큼 그동안 안 본 사이에 몸에 이상은 없는지, 연습은 게을리하지 않고 지냈는지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이어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 듯 푹 눌러쓰고 온 모자를 벗어 보라며 머리 길이와 모양을 점검했다.

"나는 스카우트야. 내가 뽑은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의 눈 밖에 나는 걸 원하지 않아. 성실한 태도는 겉모습에서 먼저 나타나는 법이야."

12일 오후 잠실구장 내 LG 구단 사무실에서는 2010 신인 선수들의 소집이 한창이었다.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전체 1순위 지명 신정락(고려대, 투수)과 김지용(강릉영동대, 투수)을 제외한 8명과 신고선수 이청하(부천고, 투수)등 9명이 이날 소집돼 헬멧과 모자, 유니폼, 점퍼 등 개인용품을 지급받았다.

2010 신인 지명 드래프트에서 LG는 10라운드까지 꽉 채워 10명을 지명했고, 또 이들과 전원 계약을 완료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5~6라운드 이후엔 대학 진학이 확정된 선수들을 호명하는 등 변칙적으로 지명 순번을 채운 몇몇 구단과 달리 LG 스카우트는 소신껏 선수들을 지명, 제값 주고 데려와 아마야구계에서 모범적인 구단으로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LG가 지명한 10명의 선수 가운데 6명이 투수로 올해도 역시 마운드 보강에 주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최근 들어 제법 가능성 높은 투수 유망주들을 대거 발탁해 육성 중이다. 2008년엔 2차 1,2번으로 입단한 정찬헌, 이범준을 손꼽을 수 있고 올해는 한희 최동환 등이 있다. 향후 2~3년 뒤를 바라보면 팀의 선발진에 포함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스카우트들은 기대가 높다.

이번에도 대어급 대졸 신정락(사이드암)과 김지용(우완)을 제외하면 이승현(화순고, 우완) 유경국(동성고, 우완) 이성진(경남고, 우완) 배민관(야탑고, 우완) 등이 고졸 투수인데 우완 정통파 투수를 대거 발탁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같은 날 오전 구단 대회의실에서는 5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신임 박종훈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종훈 감독과 함께 참석한 LG스포츠 안성덕 사장은 박 감독을 영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두산 2군 감독시절 수많은 유망주와 신인 육성에 각별한 능력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사장은 "그동안 유망주 육성에 일관적이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컸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기보단 충분한 시간과 인내를 갖고 리빌딩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고자 5년 계약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임 감독으로 첫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박종훈 감독은 팀워크와 근성을 강조하면서 개성이 강한 LG 선수단을 한데 모으는 데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청바지 모양이 그게 뭐냐? 요즘 애들은 그렇게 입냐?" 김진철스카우트 팀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선수들의 옷차림에 제동을 걸었다. 신인들을 데리고 곧바로 구리구장으로 이동, 2군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첫 대면을 앞두고 있었기에 가능한 한 좋은 첫 인상을 남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적을 받은 예비 새내기들은 젊은이들답게 '이 정도 가지고 왜 그러실까?' 하는 표정이었다.

한창 멋을 부릴 나이고 운동 외적인 것에도 관심이 많을 어린 선수들을 통솔한다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입단하는 순간 이들은 프로다. 사복을 입고 있을 때는 좀 튀는 패션 감각으로 개성을 발휘하더라도,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그 순간부터는 팀원의 일부가 돼 단체와 규율에 녹아들 줄 아는 진정한 프로가 돼야 한다.

LG 새내기들은 LG 선수답게 개성 만점의 젊은이들이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자유분방하고 명랑쾌활했다. 이들이 펼쳐보이는 LG 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홍희정의 Kiss&Cry Zone] 새출발 LG…새내기들은 개성으로, 신임감독은 새바람으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