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아웃사이더]11년차 강동우, "재기상, 의지노력상이 제게 딱이죠"


"2002년에도 일구회에서 주는 재기상을 받았었는데 올해 이 상을 다시 받네요. 많이 노력한 것도 없는데...(웃음) 상을 받는다는 건 역시 기분 좋네요.(웃음)"

지난 10일 일구상 시상식장 한 모퉁이에서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던 강동우(35, 한화)는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 수상 소감과 함께 한 시즌을 돌아보며 감회에 젖었다.

그가 이날 받은 상의 명칭은 '의지노력상'. 이름만 바뀌었을 뿐 2002년 당시에도 그 의미가 비슷한 '재기상'을 수상했고 7년만에 다시 같은 시상식에 나섰다.

"그 당시엔 부상당한 뒤 재기해 팀 우승에 힘을 실었다고 상을 주셔서 받았는데, 이번엔 팀 성적도 좋지 않은데 주시네요. 야구계 원로들이 주시는 상이라 더 기쁘고 감사하죠. 내년엔 더 좋은 상 탈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웃음)"

경북고-단국대를 졸업한 뒤 1998년 삼성에 1차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강동우는 첫해 123경기 출전, 타율 3할에 홈런 10개와 30타점 등 걸출한 성적을 냈다.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지만 당시 승률(1위) 탈삼진(3위) 방어율(6위)에서 빼어난 성적을 낸 김수경(현대), 타점 5위와 홈런7위를 기록한 김동주(OB)에 이어 5표만을 얻으며 수상 기회를 놓쳤다.

신인으로서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투표에서 박재홍, 전준호(이상 현대) 김재현(LG)에 이어 4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재기상을 받았던 2002년 다시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지만 역시 탈락하며 상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는 불운을 감수해야 했다.

2006년 강동우는 7년간 몸 담았던 삼성을 떠났고 2년간 지낸 두산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급기야 2008년엔 KIA로, 그리고 올 시즌엔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은퇴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강동우는 부활했다. 한화 타자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했고 팀내 수위타자 자리를 꿰찼다. 개인적으로는 11년 만에 3할대를 넘는 타율과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128경기 출장, 506타수 153안타에 홈런도 10개를 날려 생애 3번째 골든 글러브 후보 명단에 포함되는 등 제2의 전성시대를 맞았다.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는 시즌이었지만 팀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 속상하죠. 원래 한화가 까다로운 팀인데 왜 이렇게 추락했는지 모르겠네요. 내년엔 주축선수들이 빠져 더 힘든 시즌이 될 것 같은데... 한화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제가 솔선수범할 겁니다. 내년엔 올해보다 더 잘해야죠."

데뷔 연도 펜스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삼성의 인기몰이에 앞장서며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팀 상황은 그를 이적시장의 단골손님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2009 시즌 강동우의 겨울은 따뜻하다.

FA 자격을 갖춘 강동우에게 한화는 계약금 1억5천만원, 연봉 1억5천만원을 제시했고 은퇴 위기에서 구원해준 소속팀의 러브콜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강동우는 내년 그 값어치를 해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골든글러브는 힘들죠. 저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요. 후보에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다음날 열릴 예정이던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수상 여부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강동우는 자신에게는 '재기상'이나 '의지노력상'이 어울린다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그의 예상대로 황금장갑은 다른 선수들의 몫이 되었지만 그의 품에 안겨진 '의지노력상'은 그 어떤 상보다 의미가 남다른 소중한 결과물이었다.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불굴의 의지로 소리없이 이 자리에 선 강동우가 펼쳐보일 2010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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