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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사태의 근본적 핵심은... '생존'


'히어로즈 사태'를 두고 연일 야구판이 술렁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 총재는 21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최종판단을 내리기 위해 팔을 걷어올렸다.

사건은 복잡하게 꼬여있다. 18일 오전 히어로즈가 LG로 이택근(29, 외야수)을 보내고 박영복(26, 포수), 강병우(23, 외야수)+현금 25억원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으며, 이를 승인해달라고 KBO에 요청한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트레이드를 뛰어넘어 히어로즈가 마지막 가입 분납금을 KBO가 아닌 '서울연고료' 명목으로 차후 15억원씩 받게 될 LG와 두산에게 직접 전달한 것이 문제를 증폭시켰다.

예전 현대가 수원에 눌러앉는 바람에 일찌감치 경기-인천-강원 연고료 54억원을 지급했던 SK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속에 KBO는 히어로즈에게 "그럴 권한이 없으며 다시 KBO에 36억원을 납부하라"고 전했지만 재정적 여력이 없는 히어로즈로서는 추가 납입은 힘든 실정이다. LG와 두산도 "받을 것을 받았다"고 재송금을 거부해 사건은 결국 이사회 소집까지 진행됐다.

이후 투표를 거치든, 합의를 보든 가입금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히어로즈의 추가 트레이드 문제로 야구판은 한동안 홍역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즉, 가입금 문제가 해결되고 히어로즈가 정식 구단으로 승인받게 되더라도 이택근의 트레이드 승인 여부가 끼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트레이드를 승인할 경우, 히어로즈는 주축 선수들을 타 구단에 연속으로 트레이드(현금)하면서 야구판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히어로즈의 재정적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지난 시즌 우리담배와의 스폰서 계약이 법정공방까지 가는 등 계획됐던 스폰서 운영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는 크게 고민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네이밍 마케팅'. 즉 히어로즈 구단을 광고판으로 활용할 메인 스폰서를 구해 야구단을 운영하겠다고 전략을 내놨다.

하지만 경기 침체 속에 많게는 연간 80억원까지 지불하며 프로야구단을 광고도구로 사용할 기업은 찾기가 힘들었고, 결국 이 대표는 네이밍 마케팅의 실패를 인정하며 '서울 히어로즈'로 팀명을 확정할 수밖에 없었다. 즉, 운영금액을 쪼개 다원스폰서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8시즌 중반부터 현재까지 각종 임대료 및 운영비를 체납까지 하면서 힘들게 끌어왔던 히어로즈로서는 당장의 '현금 수혈'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그 동안 쌓여온 빚을 청산하고 숨을 돌릴 여유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주축 선수들을 어쩔 수 없이 타구단으로 넘길 수밖에 없는 선택을 강요한 셈이다.

이장석 대표는 2년간 히어로즈를 이끌어오면서 항상 고민을 거듭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스폰서 확보 문제와 매달 수억 단위로 지출되는 운영비, 그리고 아직까지 정식구단으로 인정받지 못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답답함에 하루라도 편한 날이 없었다. 가끔씩 가지는 기자간담회서는 술 한 잔에 이런 고민을 언급하기도 하는 등 이 대표는 프로야구단의 수장으로서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가입금 납부 시기 즈음에 이 대표도 결단을 내렸다. 일단 '생존'을 위해 욕을 먹더라도 선수 트레이드라는 길을 선택해 실행에 옮겼다. 히어로즈 사태를 두고 KBO 및 각 구단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당사자인 히어로즈로서는 그야말로 생존이 걸린 문제라 할 수 있다.

'능력이 없으면 하지를 말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지금 당장 히어로즈 사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 지는 의문이다. 물러설 곳 없는 히어로즈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든지, 자기 구단의 이익만을 앞세워 판을 깨트리는 우는 범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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