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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의 K리그 복귀는 실패?'…설기현은 다르다


유럽의 리그에서 활약하던 유럽파가 다시 한국 K리그로 향한다는 것은 대부분 '실패'를 의미한다.

그동안 수많은 한국의 축구 스타들이 유럽의 문을 두드렸고 유럽 리그에 입성했다. 하지만 성공한 선수는 드물다. 대부분의 선수가 유럽의 환경과 문화, 그리고 유럽의 높은 축구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쓸쓸히 K리그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래서 유럽파의 K리그행이 곧 '실패'처럼 인식돼 하나의 공식처럼 됐다.

또 한 명의 유럽파가 K리그로 돌아왔다. 바로 '스나이퍼' 설기현(31)이다. 설기현은 10년의 유럽생활을 정리하고 포항 스틸러스와 1년 계약하며 K리그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렇다면 설기현 역시 K리그로 돌아온 대부분의 유럽파처럼 '실패'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물론 설기현이 K리그로 향한 가장 큰 목표는 경기에 뛰기 위해서다. 전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에서 주전경쟁에 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새로운 둥지를 찾은 끝에 결국 포항을 선택한 것이다. 분명 설기현은 유럽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해 K리그로 향했다.

하지만 설기현의 K리그행을 실패라는 기존의 공식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어 보인다. 설기현은 실패를 맛본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다.

공식이라는 것은 많은 가설과 예시들이 있어야만 만들어진다. 즉 '유럽파의 K리그행은 실패'라는 공식은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많은 사례를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설기현은 이 공식이 등장하게 한 시초와도 같다. 설기현이 없었다면 이런 공식 자체가 등장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런 공식조차 없었던, 유럽진출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던 시절 설기현은 과감히 유럽행을 택했고 일정 부분 성과를 올렸다.

벨기에 안더레흐트, 영국의 울버햄프턴, 레딩, 풀럼 등을 거치며 유럽에서 활약한 설기현은 한국 축구 후배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많은 후배들이 설기현을 보며 꿈을 키웠고,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축구선수들의 유럽행에 설기현이 기여한 부분이 상당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럽파 설기현이 K리그로 오기는 했지만 실패가 아닌 새로운 도전의 느낌이 든다. K리그로 유턴한 유럽파 선수 중 유럽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던 거의 유일한 선수가 바로 설기현이기 때문이다.

또 설기현은 유럽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유럽파의 K리그행이 실패가 아니라는 새로운 선례를 만들 것이다. 설기현을 따라 또 많은 후배들이 유럽에서 활약한 후 K리그로 돌아오는 데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설기현의 등장으로 K리그도 즐겁고 포항도 즐겁고 K리그 팬들도 즐거울 수 있다. 2010년 K리그를 수놓을 '스나이퍼' 설기현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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