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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경쟁을 즐기는 한국인, 타인과의 겨루기를 꺼리는 미국인


북미,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게임소비 시장과 달리 한국의 게이머들은 온라인게임 이용에 열광한다. 해외 게이머들은 TV 수상기에 콘솔 게임기를 연결해 널찍한 브라운관을 통해 펼쳐지는 게임을 즐긴다. 반면, 한국의 게이머들은 자택이나 PC 방에서 게임회사가 제공하는 서버에 접속,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해 게임 플레이에 임한다.

게임 방식 또한 다르다. 해외 게임 시장의 주종인 비디오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사가 제작해 놓은 단일한 게임 환경 속에서 게임 속의 비인칭 대상들과 조우하는 반면,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세상에서 맞닥뜨리는 것은 상당 부분 자신과 같은 목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카트라이더’와 같은 캐주얼 게임의 경우, 나와 같은 이용자들이 한 방에 모여 저마다 카트를 몰며 트랙을 누비며 속도 경쟁에 임한다. 게임 플레이의 전부가 남과의 경쟁인 것이다.

‘아이온’과 같은 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도 기본적으로 나와 타인의 교류가 게임에서 큰 역할을 차지한다. 이용자는 게임사가 제공하는 월드에서 출몰하는 괴물들을 상대로 싸우며 레벨을 높인다. 그리고 보다 어려운 과제 수행을 위해 다른 이용자들과 협업을 하기도 하고 혹은 다른 종족에 속한 게이머와 게임 속 캐릭터의 사활을 건 혈투를 벌이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과의 생생한 대결이 온라인게임의 백미이며 이는 한국이 아닌 동아시아, 나아가 북미 및 유럽 시장까지 점차 시장을 넓혀 나가는 원동력이다.

북미시장에서 힘 못쓰는 국산 온라인게임 유감

그러나 현 시점에서 북미시장은 아직까지 한국 온라인게임에 높은 진입장벽을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2004년 전후로 국내시장에서 캐주얼 게임 열풍을 몰고 왔던 ‘카트라이더’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07년 10월부터 북미 서비스를 시작했던 ‘카트라이더’는 2008년 4월 현지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대대적인 오프라인 판촉활동을 펼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넥슨 입장에선 예기치 못한 실패였다.

넥슨 측은 “게임성을 보강, 언젠가 다시 현지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서비스 재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카트라이더’의 부진은 온라인게임 시장 풀이 크지 않은 데다 특히 비(非) MMORPG 장르의 캐주얼 게임이 정착하기 어려운 북미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용자들의 경우, 게임 속에서 ‘타인과의 경쟁’에 몰두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싫어한다는 것이 게임업종 관계자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특히, 어느 정도 이용자 개개인의 독자적 플레이가 가능한 롤플레잉게임과 달리 ‘카트라이더’와 같이 같은 이용자들과 쉴 틈 없이 ‘빡빡하게’ 겨루기를 지속해야 하는 게임은 더욱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카트라이더’뿐 아니라 현지시장에 진출하는 모든 온라인게임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동시에 현지 수출 버전의 게임은 아시아 버전과 달리 개별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겨주기도 한다. M

글|서정근 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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