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승부조작 불법 베팅 ‘충격’


한국이 주도하며 새로운 스포츠로 부상하고 있는 ‘e스포츠’가 불법 베팅과 승부조작으로 회오리에 휩싸였다. 특히 일부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 선수들이 불법 베팅사이트에 연계된 승부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불법 베팅 사이트와 연계된 승부 조작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e스포츠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3월13일 한국e스포츠협회는 최근 불법 도박사들과 전직 프로게이머가 불법 베팅 사이트와 연계해 승부를 조작한 사실을 발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e스포츠 업계 “찬물 끼얹는 형국”

e스포츠는 한국이 주도, 많은 마니아층을 양성하며 새로운 스포츠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e스포츠 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또 불법 베팅 사이트의 대상이 기존 스포츠 종목에서 e스포츠로 확산되는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 김철학 국장은 “최근 불법 베팅 사이트 대상이 스포츠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e스포츠도 그 중 하나”라며 “지난 몇 달 간 협회 전담 인력을 통해 승부 조작 여부를 스크린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포착,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e스포츠 종목 중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속한 프로게이머들이 불법 베팅사이트와 연계한 승부 조작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불법 베팅 사이트 브로커와 접촉한 뒤 고의로 져주는 등 승부조작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것.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내에서 현재 스포츠 관련 베팅은 스포츠토토와 경마, 경륜, 경정 등이 허용되며, 이외에는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의 승부 조작이 점차 어려워지는 데다, 전직 프로게이머가 브로커로 나서 승부 조작에 가담하면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또 e스포츠 생태계를 잘 알고 있는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 브로커가 친분을 무기로 나이 어린 선수들에게 접근, 금품을 대가로 고의로 경기를 져주거나 경기 전략을 담은 파일을 유출할 것을 요구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번 불법 베팅 사이트 승부 조작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전·현직 프로게이머는 총 10여 명 내외. 하지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스포츠 베팅 사이트 단속 강화”

e스포츠 팬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즐겨보는 한 e스포츠 팬은 “스포츠업계에서 승부 조작만큼 부끄러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e스포츠 대중화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다른 프로게이머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스포츠협회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측은 수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상벌위원회를 거쳐 관련 선수들을 자체 징계하고, e스포츠를 베팅의 소재로 삼는 불법 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 김철학 국장은 “문화관광부와 협조, 적발된 사이트에 대한 폐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4월부터 불법 베팅 사이트 모니터링 전담 인력을 2명 배치했으며, 유사 행위 근절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승부 조작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 출전 선수 명단을 사전 예고하던 기존 프로리그 진행 방식을 경기 당일 현장에서 선수 명단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승부 조작 근절 방안을 찾고 있다.

관련업계는 5월중 검찰 수사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그간 공공연하게 벌어졌던 불법 베팅 사이트와 연계된 승부 조작이 얼마만큼 수면 위로 떠오를 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타크래프트 대전과 같은 e스포츠의 경우 일대일 개인전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승부 조작 가담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것. 또 선수 자백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칫 사건 전체가 은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철학 국장은 “e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한 자체 정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서소정 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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