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중앙 수비 '형님'들, 승리의 키(key) 증명?


'젊은피' 사랑이 대단한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후 최적의 수비진을 짜는 데 힘을 기울였다. 특히 중앙 수비를 중심으로 수비수 한 명을 전진 배치해 순간적으로 미드필드 숫자를 늘리는 '포어 리베로(Fore Libero)'를 시도하는 등 나름대로 수비 안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변화 속 조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이정수(30, 알 사드)-조용형(27, 알 라이안) 콤비를 소속팀에 전념하게 하는 동안 김영권(20, FC도쿄)-홍정호(21, 제주 유나이티드)를 수비진 구축 실험 대상에 올렸다.

둘은 지난 8월 나이지리아전와 평가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9월 이란전에서 한 차례 더 호흡을 맞추며 합격점을 받았다. 10월 일본전에서는 홍정호 홀로 나서 이정수-조용형과 플랫3 전형의 가능성을 시험받았다.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홍정호는 소속팀 제주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2위와 준우승을 하는데도 큰 공을 세웠다. 조용형이 카타르에 진출해 제주의 수비에 이상이 생길 것이라는 비판적 예측을 우습게 만들었다.

홍정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도 출전해 빡빡한 경기 일정을 견뎌내며 동메달 획득에 공헌했다. 시즌 종료 후 홍정호는 K리그 대상에서 베스트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조광래 감독은 김영권과 홍정호를 2014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해 육성하겠다고 종종 밝혀왔다. 때문에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도 승선 가능성이 커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조 감독은 아시안컵 엔트리를 짜면서 '경험'을 우선시 했다. 단기전이라는 특성을 무시할 수 없었던 조 감독은 이정수-조용형에 곽태휘(29, 교토상가)-황재원(29, 수원 삼성)을 불러들였다. 이들은 허정무호에서 변함없는 주전이었고 오랜 호흡으로 플랫3-4 병행에도 문제가 없었다.

운 좋게도 홍정호만이 박주영(AS모나코)의 무릎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우며 마지막 대체 자원으로 조광래호에 승선하는 행운을 얻었다. 홍정호의 합류로 조광래호 중앙 수비진은 선발과 교체요원이 5명으로 풍부해졌다.

이들 중 이정수와 조용형이 먼저 30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선을 보였다. 둘은 모두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뛰는 왼쪽 풀백 이영표(알 힐랄)까지 포함하면 세 명이 중동파다.

건조한 사막 기후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시리아전은 첫 경기라 몇 차례 호흡이 맞지 않아 역습이나 세트피스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바라보는 조광래호에 이들의 활약은 거울과 같다. 세대교체라는 흐름에서 김영권-홍정호 두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참고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둘의 A매치 경험은 총 5경기에 불과하다.

다양한 환경이나 기후에서 선배들이 보여주는 수비가 아시안컵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는 홍정호나 밖에서 바라보는 김영권에게 중요한 이유다. 이제는 베테랑 수비수들이 후배들에게 51년 만의 우승 한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할 차례가 됐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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