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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 "101번째 영화, 우리것에 대한 절박함 담았다"


[정명화기자] "나같은 감독이라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연출했습니다."

한국영화 거장 임권택 감독이 101번째 영화에 얽힌 소회를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에비뉴엘에서 열린 영화 '달빛길어올리기'(감독 임권택, 제작 전주국제영화제) 언론 시사회에는 임권택 감독을 위시해 주연배우 박중훈, 강수연, 예지원이 참석했다.

영화는 시청 공무원(박중훈 분)과 그의 아픈 아내(예지원 분),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강수연 분)이 얽히고 부딪히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임권택 감독은 "영화에 많은 관심을 보여줘서 너무 감사드린다. 열심히 만들었고, 그만큼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보여질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나온 배우들과 영화 안에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을 복원해 가는 과정에서 만난 많은 카메오들, 많은 애로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완성하게 해준 전주국제영화제에 감사드린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임권택 감독은 3년여에 걸쳐 전주 지역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직접 둘러보고 한지 장인과 한지 관련 종사자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전통 한지가 한겨울 차가운 물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재현하기 위해 겨울 촬영을 강행하며 이번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의 준비과정에 대해 임 감독은 "한지를 언제부터 만났느냐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만났다고 할 수 있다. 태어날때부터 사방, 장판, 천장이 모두 한지였다. 술자리에서 민병록 위원장이 술자리에서 취재하면 좋은 소재일 것 같다는 얘길 하는데 현혹돼 버렸다. 우리 동양화, 판소리 같이 한국인의 문화가 갖는 흥이나 아름다움을 쭉 그려오면서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을때 제의를 마침 받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한지에 대해 간단하게 생각해서 1년 이상 취재를 했다. 그렇게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이 영화는 한지가 지금 우리에게는 무엇인가, 세계 속에서 존재감을 잃었다는 생각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우리 한지가 얼마나 좋고, 왜 되찾아야 하는가 하는 간단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그 많은 한지와 얽힌 생활 문화를 다 따라가긴 힘들다는 생각이었다. 4개월을 찍었는데, 한지에 관해서 얘기해 줄 것이 있다며 정보를 준 분들이 있었다. 늘 새로운 얘기들이어서 촬영이 끝날때까지도 한지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한지의 넓고 깊은 세계를 겁도 없이 영화화 한다고 뛰어든 경솔함에 후회를 했다. 이런 깊은 세계를 어느 한쪽이나마 영화로 담을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는 점에서 좋기도 했다. 우리 정권의 억지로 담고 있다는 마음의 무게가 있었다. 정권이 지향하는 바를 영화에 담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에 살았었고, 지금은 나같은 감독이라도 이런 영화를 해서 넘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 속에 영화를 만들었다. 해외에서 관심을 안보이는 이유가 우리 영화가 정부의 인위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는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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