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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고양 원더스' 그게 뭔가요?


"독립리그요? 들어는 봤는데, 일본의 해치랑 비슷한 거 아닌가요?"

제66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목동구장. '프로진출'의 꿈을 실현한 대졸 예정자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며 대부분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고교 졸업 당시에 이어 두 번째 실패를 안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당장 내년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하지만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야구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혹시 모를 신고선수 입단 제의의 가능성도 기대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올림픽 금메달,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 한국 프로야구는 국제대회 호성적을 기반으로 올 시즌 사상 첫 600만 관중을 돌파하는 흥행 신기록 행진을 펼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기와 명성을 얻어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 이들을 지켜보며 어린 학생들도 글러브와 배트를 챙겨 운동장으로, 클럽으로 향한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학생야구 다음에 있어야 할 실업팀이 생략된 기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시작해 대학까지 마칠 경우는 12년 이상을 오직 한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해는 신생팀 NC 다이노스까지 창단해 프로행 문이 조금은 넓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NC는 이미 우선지명(2명)과 특별지명(5명)을 포함한 드래프트 지명을 했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옥석을 가린 22명을 선발했다. 추가 선수 수급은 현 프로 선수들로 채워질 전망이라 아마추어들이 설 자리는 별로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모은다. 지난 15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국내 최초 독립야구팀인 '고양 원더스' 창단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는 KBO 리그에 속하지 않은 독자적인 프로구단이 창설되며 고양시와 인터넷 기업 원더홀링스가 공동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근 건설된 국가대표 야구훈련장(고양시 대화동)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선수단에 드는 모든 경비는 2008년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로 일약 청년재벌이 된 허민(위메이크프라이스) 대표가 기부하는 금액(매년 10~15억원 정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대 최초 비운동권 출신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서울대 야구부 출신이며 현재도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이는 괴짜 청년실업가 허민 대표는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는 야구단으로 이끌 것'이라며 독립리그 팀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고양 원더스는 오는 11월 트라이아웃을 통해 30여명의 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며 12월 창단식을 갖고 내년 프로야구 2군 퓨처스 북부리그에 합류, 기존 프로 2군 팀들과 게임을 치른다. 사령탑도 전현직 프로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명성 있는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 선수들의 연봉은 현재 프로 최저연봉 2천400만원의 80~90%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

일본 간사이 독립리그 소속 한국 야구단 '서울해치'가 숙식과 체재비, 왕복 항공료만을 제공할 뿐 월급이 없다는 점과 비교하면 훨씬 나은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은 '독립리그= 해치' 정도로 여기고 있다. 아무래도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다 돌아온 선배나 동기들의 소식을 전해듣고 독립리그 쪽은 아예 쳐다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는 다를 것이다. 타국에서 외롭게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 2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30명 선수 가운데 '연습생'으로라도 프로팀에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아직 홍보가 되지 않은 탓일까, 많은 야구 선수들이 독립리그 팀 창단을 부정적으로 혹은 별 것 아니라고 여기고 있지만 경제적인 대가를 받으며 야구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 오해가 없길 바랄 뿐이다. 이번 고양 원더스의 창단이 국내 실업리그의 모태가 될 수도 있고 나아가 2군리그 활성화의 근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꿈을 향해 도전하고자 하는 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허민 구단주의 바람이 한국야구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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