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점수-전자호구 도입 태권도, 화끈하게 달라졌다


[이성필기자] 2012 런던올림픽에서 태권도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까지 점수가 앞서고 있으면 시간을 질질 끌던 행위가 사라졌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순식간에 승부가 뒤바뀌는 극적인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태권도는 올림픽을 앞두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WTF(세계태권도연맹)가 올림픽에서의 퇴출을 막고자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전자호구 도입이다. 고질적인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문제점이 드러난 라저스트(Lajust) 대신 스페인 대도(Daedo)의 전자호구를 사용한다. 공격 유효 부분을 정확하게 공격하면 즉각적으로 점수로 나타나니 보는 재미가 늘었다.

차등점수제도 무시할 수 없는 변화다. 그간 태권도는 극적 반전을 이끌 큰 점수가 없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몸통 1점, 얼굴 2점으로 점수가 단순하게 정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먼저 점수를 딴 선수는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점수만 잘 지키면 승리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이번 런던 대회에서는 몸통 1점, 몸통 회전공격 2점, 머리 공격 3점, 머리 회전공격 4점 등으로 세분화했다. 크게 뒤지고 있어도 화끈한 큰 공격 한 번이면 만회할 수 있다. 2분 3라운드로 치러지는 경기에서 동점일 경우 연장전에서 서든데스로 먼저 득점하면 승리한다.

10초룰도 도입해 수비로 일관하면 경고를 받는다. 등을 돌릴 경우 감점을 준다. 경기장 규격도 10x10m(가로x세로)에서 8x8m로 축소해 좁은 지역에서 화려한 기술이 돋보이게 했다. 또, 즉시 비디오 판독제(Instant Video Replay)를 시행한다. 경기장 내 관중이 함께 볼 수 있도록 6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경기를 촬영한다.

8일(현지시간) 시작된 태권도 남자 58㎏급과 여자 49㎏급을 통해 변화된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경기 종료 1초를 앞두고 승부가 뒤바뀌는 경우도 나왔고 서든데스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도 속출했다. 판을 흐리는 판정 불만 시비는 비디오 판독이 해결해줬다.

남자 58㎏급 동메달결정전이 그랬다. 오스카 무노즈 오비에도(콜롬비아)-판엑 카라켓(태국)의 경기에서는 비디오 판독이 승부를 갈랐다. 카라켓의 마지막 3점짜리 안면 공격이 성공하며 7-6으로 이기는 듯했지만 콜롬비아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비디오 확인 결과 발이 얼굴에 닿지 않아 오비에도는 6-4 리드를 지키며 카라켓에게 갔던 동메달을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은메달을 획득한 이대훈(20, 용인대)도 변화를 제대로 체험했다. 16강전 판엑 카라켓, 8강 타메르 바유미(이집트)를 모두 연장 서든데스 끝에 물리쳤다. 경기 시간 내내 승부에 몰입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긴장감은 대단했다.

이대훈-알렉세이 데니센코(러시아)의 4강전도 7-6, 한 점 차로 어렵게 승부가 갈렸다. 종료 1초 전 데니센코의 공격을 이대훈이 뒤로 피하며 물러서자 러시아 측에서 도망간 것이라며 감점을 요구하면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는 등 어려운 승리를 만들었다.

연속 접전을 벌여 피곤한 상태로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와 만난 결승전에서 이대훈은 1라운드 0-1로 뒤진 상황에서 안면 공격을 허용했다. 애매한 상황에서 스페인 측이 바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확인 결과 보니야의 발이 닿은 것으로 판정됐다.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기 이전이었다면 심판이 정확하게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이대훈은 순식간에 3점을 뺏기며 0-4로 뒤졌고 이후 점수를 만회하려 무리하게 큰 기술을 구사하다 보니야의 정확한 공격에 잇따라 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런던(영국)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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