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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연패' 황경선, 책임감으로 얻어낸 금메달


[이성필기자] '태권소녀'로 불렸던 황경선(26, 고양시청)은 어느새 성인이 됐고 중견선수가 됐다.

2004 아네테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던 황경선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태권도 종주국의 위엄을 과시했다. 국제무대의 태권도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거센 도전과 압박을 받았지만 황경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4년이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황경선은 전자호구제 도입 등 각종 제도가 변경되면서 더욱 위축된 환경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출중한 기량은 세월도, 달라진 환경도 문제 될 것이 없었다. 확실하게 공격 포인트를 얻는 황경선의 정확하고 월등한 발차기는 또 다시 값진 금메달이라는 수확으로 돌아왔다. 한국 태권도 사상 첫 올림픽 2연패다.

6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한 황경선은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알아본 태권도장 관장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선수 입문했다.

고교 1학년 때 대표 2진 자격으로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을 통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03년에는 고교생 최초로 올림픽 국가대표 발탁이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패기로 나선 아테네 올림픽에서 그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를 기억한 황경선은 "금메달을 딸 줄 알았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그만큼 무서운 것이 없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준결승에서 산드라 세리치(크로아티아)를 2-1로 이겼지만 왼쪽 무릎 연골판과 인대를 다쳤다. 진통제를 맞아가며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이를 몰랐던 일부 팬들에게는 '도망 다니며 수비만 하는 선수'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황경선은 금메달을 따내고도 "부상으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라고 속을 태워야 했다.

다시 4년이 흘렀다. 황경선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완벽하게 부상 재활을 하지 않은 상태로 대회에 나섰다가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는 탈락했다. 2011 경주세계선수권대회 때는 필생의 라이벌인 사라 다이애나 스티븐슨(영국)과 준결승에서 만나 몸통 뒤차기와 얼굴 공격을 허용해 5-8로 역전패를 당하는 쓴맛을 봤다.

기술을 더욱 연마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몸통 공격만 하는 스타일에서 변화를 줬고 머리 공격을 내세웠다. 직선차기는 3점, 돌려차기는 4점을 받아 한순간에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 황경선이 준비한 전략은 런던에서 완벽하게 통했고, 매 경기 머리차기로 승리를 가져왔다. 덕분에 체력까지 아끼며 금메달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후배들에게도 면이 설 수 있게 됐다. 황경선은 "올림픽 티켓을 얻어온 김미경(인천시청)과 대학 후배 강보현(한국체대)을 이기고 태극마크를 달았다"라며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두고두고 죄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라며 강한 책임감으로 얻어낸 금메달임을 강조했다.

나름 운도 따랐다. 강력한 경쟁자 스티븐슨이 지난 2월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고, 이번 올림픽에 나섰지만 예선에서 페이지 맥퍼슨(미국)에게 패하며 탈락해 부담도 덜었다.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금메달이자 올림픽 2연패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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