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세리머니' 박종우,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 중


[이성필기자] 동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진짜 메달을 아직 손에 넣지 못한 런던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멤버 박종우(23, 부산 아이파크). 그는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박종우는 지난 15일 부산 아이파크 클럽하우스에 역시 올림픽 멤버였던 골키퍼 이범영과 함께 합류해 가볍게 팀 훈련을 소화했다. 휴가중이었던 선수단 전원이 복귀해 한 달여 만에 동료들과 이야기꽃도 피웠다.

런던 올림픽에서 6경기를 소화하는 등 육체적인 피로가 상당했던 박종우는 안익수 감독이 제시한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회복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시작했다. 무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러닝으로 신체 균형 잡기에 나섰다.

피로는 완벽하게 풀리지 않았다. 16일에는 훈련을 끝낸 뒤 청와대 만찬 행사에 참석하는 등 메달리스트들의 이런저런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다음주 초에는 부산광역시에서 부산을 대표해 나선 메달리스트 환영식에 초대장을 받았다.

물론 박종우의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일본과 동메달결정전 직후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세리머니를 한 것이 큰 문제를 일으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헌장에 명시된 '정치적 메시지 선전 금지'에 위반된다며 메달 수상식 참가가 보류됐다. 동메달 수여 여부도 국제축구연맹(FIFA)의 진상 조사 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자신의 세리머니가 반스포츠적인 행위였다는 내용의 굴욕적 사과 이메일을 보낸 것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느 누구도 이와 관련해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복잡한 상황에 놓인 박종우를 보는 동료들의 심정도 안타깝기만 하다. 익명의 한 선수는 "성격이 워낙 좋은 친구다. 훈련할 때도 동료들을 독려한다. 그런데 웃음기가 보이지 않아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 "누구도 독도 세리머니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더 부담을 줄까 그렇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익수 감독도 조심스럽다. 안 감독은 "(박)종우는 올림픽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 새로운 축구를 이식하고 온 만큼 부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기량 면에서 한 단계 성장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또 아꼈다. 박종우를 감싼 논란이 정리돼야 하고 또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안 감독의 판단이다. 박종우가 팀을 비운 사이 대체 선수들로 호성적(5위)을 유지하고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안 감독은 "일단 18일 강원FC전에는 출전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너무 지쳐 있어서 체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FIFA와 IOC의 결정도 고려하겠지만 지금은 박종우의 육체적, 정신적 치유가 우선이다. 팀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라고 전했다. 부산 구단 역시 강릉 원정에서 그를 합류시키려고 했지만 언론 등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고 부산으로 복귀시킨다는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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