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년]2012 방송가 지형도, 강호동 빈자리 누가 채웠나


[이미영기자] 2012년 11월, '국민MC' 강호동이 돌아왔다.

강호동의 안방복귀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는 '강호동이 다시 최고가 될 수 있을까'다. 강호동이 은퇴하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예능 프로그램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강호동은 유재석과 대한민국 예능계를 호령하던 '국민MC'였다.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독식했고 성적도 좋았다. 방송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신뢰감을 한 몸에 받았다. 수 년간 받아온 연말 시상식의 대상 트로피가 방송가에서의 그의 입지를 설명해주는 증거다.

지난해 강호동의 은퇴 선언과 함께 방송가는 패닉에 빠졌다. MBC 간판 프로그램 '무릎팍도사'가 문을 닫았다. '대체 불가'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1년 뒤, 방송가는 무너지지 않았다. 강호동의 빈자리는 허전했지만 예능은 잘 굴러가고 있으며 여전히 새로운 예능 스타도 탄생하고 있다. 강호동의 잠정은퇴 후 복귀한 현재까지 방송가 지형도를 살펴봤다.

◆'1인자' 유재석, 위기 상황서 보여준 리더십

유재석은 강호동이 없는 방송가에서 '예능 1인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반짝 인기로 주목받는 것보다 장기간 1인자 자리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유재석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순조롭지는 않았다. 방송3사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유재석에게 위기는 있었고, 지금도 그 위기를 정면돌파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무한도전'이 MBC 노조 파업으로 장기간 결방됐고, 멤버 하차 문제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유재석의 리더십은 더욱 빛났다. 스스로 책임감과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던 유재석이지만 멤버들을 껴안고 다독이면서 '리더'의 역할을 공고히 했고 이 과정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유재석의 리더십에 더욱 강한 신뢰감을 쌓을 수 있었다.

'런닝맨'은 유재석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프로그램이다. 그는 특유의 순발력과 편안한 진행으로 '런닝맨'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초만 해도 '1박2일'과 '나는 가수다'에 밀려 주춤하는 듯 했지만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맹위를 떨치는 데는 유재석의 공로가 컸다.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해피투게더'는 최근 콘셉트를 변화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했고, 시청률 부진을 겪은 '놀러와'는 위기를 정면돌파 중이다. 특히 '놀러와'에서 유재석은 다소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는 게스트들 사이에서 토크의 균형을 잡아주면서 MC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유재석은 경쟁자 강호동의 복귀로 주가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배려있고 편안한 진행을 했던 유재석은 에너지 넘치고 거침 없었던 강호동과는 정반대의 MC 스타일로 대결구도를 형성해 왔으며, 그런 정반대의 스타일은 두 사람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다시 한번 '유-강' 독주 체제가 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엽-이경규, 예능 고수들의 부활

'예능고수' 강호동이 비운 자리는 또다른 예능고수들이 꿰찼다. 신동엽과 이경규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대세'가 됐다. 올 연말 시상식이 기대되는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신동엽은 강호동과 유재석으로 양분됐던 예능계를 뒤흔들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고정으로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해도 KBS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 SBS '강심장'과 '동물농장' tvN 'SNL코리아'와 '토요일 톡리그' 등 6개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이던 시절에는 다소 부침이 있었던 신동엽이었지만 '토크쇼'와 '콩트' 코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최대 수혜자가 됐다.

신동엽은 토크쇼 혹은 생방송 무대, 그 어디에서도 능수능란하다. '안녕하세요'와 '강심장'에서는 센스 넘치는 애드리브로 웃음을 자아내고, 특유의 순발력으로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안정적인 진행과 노련함으로 현장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신동엽의 존재감이 다시금 부각된 이유는 일명 '섹드립(야한 농담)'과 변태 연기 때문. 'SNL 코리아'가 빵 터지면서 콩트 연기에서의 '미친 연기력'과 '19금 필살기'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다른 MC들이 넘볼 수 없는 신동엽만의 독보적인 영역이다.

이경규 역시 '예능 고수'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경규는 '유재석-강호동' 체제에서도 꾸준히 활약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현재 KBS 2TV '남자의 자격', SBS '힐링캠프'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 리얼버라이어티와 토크쇼를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경규는 스타들의 고민을 어루만져준 '무릎팍도사'를 대신해 '힐링캠프'로 스타들을 힐링하고 있다. 때로는 상대방을 윽박지르고 압도하면서, 때로는 인생의 연륜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무릎팍도사' 강호동을 능가하는 독설과 독한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토크쇼에 웃음과 활력을 부여하는 '악역'을 마다하지 않는 것.

'남자의 자격2'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에도 '맏형' 이경규의 노력이 원동력이 됐다. 자칫 멤버 교체로 흔들릴 수 있거나 가라앉을 수 있었던 팀 분위기를 살려냈다. 또한 멤버들에게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주고, 관계나 상황 속에서 상대방을 띄워주는 등 '예능고수' 이경규의 노련함은 돋보였다.

◆'뭉치면 웃긴다'…'개콘'-'라스'-'1박2일'

오랜 기간 예능에서 군림해온 강호동을 단기간에 능가하기란 쉽지 않다. 예능 초보이거나 전문 예능인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여럿이 뭉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이나 '라디오스타' '1박2일' '런닝맨' 등 집단MC 군단이 2012 방송계에 웃음을 빵빵 터트렸다.

'개그콘서트'는 예능프로그램의 1인자 자리를 꿰찼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찬 코너들과 함께 개그맨들도 고액 출연료를 받는 방송인 부럽지 않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죽자고 밀어도 안 터지는 유행어가 '개콘'에서는 빵빵 터지는가 하면, 다수의 개그맨들은 스타들만 찍는다는 CF도 줄줄이 꿰찼다.

"아니무니다"를 외치는 갸루상 박성호와 올 상반기 최고 유행어 "고뤠?"의 김준현, '용감한 형제들'의 신보라와 박성광, '꽃거지' 허경환 등 '개콘' 출연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무릎팍도사' 폐지로 수요일 밤을 통째로 책임지게 된 '라디오스타' 역시 웃음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구라가 빠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은 '라디오스타'였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독특한 팀워크를 보여준 윤종신과 김국진을 중심으로 아이돌다운 패기로 독설 질문을 하는 '리틀 김구라' 규현과 눈물의 캐릭터가 된 유세윤까지 뭉치며 웃음을 되찾았다. 중구난방의 멘트들 속에서도 허를 찌르는 질문과 반짝이는 애드리브를 자랑하는 MC들은 '순도 100%의 웃음'을 선사한다.

'1박2일' 시즌2 역시 강호동이 빠진 일요일 저녁 시간대를 완벽하게 책임지고 있다. 강호동과 이승기 등 원년 멤버들이 빠지고 기존 멤버인 이수근 김종민 엄태웅 '새 피' 김승우와 성시경 차태현 주원 등이 투입됐다. 시청률이 낮을 때도 뚝심으로 밀고 헤쳐나갔고 멤버들의 화합도 좋았다. 새로운 멤버들의 조합과 '성충이' '망했어요' 등 다양한 별명과 캐릭터 역시 '1박2일'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강호동이 하차한 프로그램 중에서 유일하게 강호동의 복귀가 거론되지 않았을 만큼, 공백을 잘 이겨냈다는 평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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