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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8년 특별인터뷰]박병호①만년 기대주에서 리그 중심타자로


[류한준기자] 프로 8년차 시즌이던 올해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소속팀의 4번타자로 전경기에 출전했다. 지명타자로 나온 적도 있었지만 1루수 겸 4번타자로 늘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박병호는 올 시즌 133경기를 모두 뛰면서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했다. 469타수 136안타 31홈런 105타점 20도루 타율 2할9푼을 기록하면서 넥센의 중심타자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자리잡았다.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순위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고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들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일정이 끝난 뒤 열릴 예정인 최우수선수(MVP) 및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박병호는 앞선 7년 동안 그저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 정도로만 분류됐다. 군입대로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뛴 2년을 제외하고 프로에 처음 입단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성적은 좋지 못했다.

박병호는 "정말 못하긴 했다"고 웃었다. 그는 앞선 4시즌 동안 641타수 123안타 24홈런 81타점 9도루 타율 1할9푼1리를 기록했다. 그런데 2012년 성적은 앞선 통산 기록을 한 번에 넘어섰다.

창간 8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는 조이뉴스24가 야구인생에서 힘찬 도약을 시작한 박병호를 만나봤다.

▲'기대주'라는 부담

영남중과 성남고를 거쳐 LG 트윈스에 입단한 2005년, 박병호는 큰 기대를 모았다. 성남고 재학시절 포수 겸 4번타자로 출전한 봉황대기 대회에서 4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그는 화순고를 상대한 1회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쳤고 이어 휘문고와의 16강전 첫 타석에 또 다시 홈런을 기록, 1989년 봉황대기에서 휘문고 박정혁이 작성한 4연타석 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병호가 프로 생활을 시작한 LG에는 우수한 좌타자가 많았다. 따라서 오른손 거포로 꼽히는 박병호의 합류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무척 반겼다.

박병호는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기대주라고 말들을 많이 하니까 조금은 들떠 있었던 것 같다"며 "신인시절은 정신 없이 지나간 것 같다"고 했다. 고교야구에서 거포로 인정 받았지만 역시 프로의 벽은 높았다. 데뷔연도에 그는 79경기에 나와 3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2년차 시즌까지는 기대주라는 소리가 듣기 싫진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2006년에는 4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전 시즌과 견줘 홈런을 2개 더 쳤다.

"신인 때는 아무래도 경기 출전보다 그저 경기장에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목표로 삼았던 프로선수가 됐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했다."

LG 구단은 유망주인 박병호의 병역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박병호 본인도 그 결정을 따랐다. 어치피 다녀와야 할 군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무 전역 후 박병호에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 기나긴 어둠의 시간

"상무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다. 2군리그였지만 나름대로 성적을 냈고 이만하면 1군에서 뛰어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더라."

박병호는 2009년 팀에 복귀했다. 그러나 주어진 주전 자리는 없었다. 고교시절에는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프로입단 후 포수로 입지를 확보하기에는 멀었다. 선배 조인성(현 SK 와이번스)이 안방마님으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박병호는 내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가 프로 입단 첫 해 LG의 감독대행을 맡고 있던 양승호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박병호를 3루수로 돌렸다. 박병호는 3루수뿐 아니라 1루수 미트도 손에 꼈다.

하지만 그는 어느 한 곳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대타 자원으로 분류됐고 꾸준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성적은 들쑥날쑥했다.

박병호는 "당시 한두 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걸 잡지 못했다"며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선수들도 실력을 입증해야 할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런데 그걸 날려버렸으니 어쩌겠냐"고 스스로를 탓했다.

그 때부터 그는 기대주라는 꼬리표가 싫어졌다. 그라운드에 나와도, 덕아웃에 앉아만 있어도 '이름값을 못한다'는 팬들의 야유가 들리는 것 같았다.

박병호는 "자신감이 떨어진 게 성적이 좋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다"며 "경기에 나가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다른 선수들과 견줘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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