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스케' 오명 '슈스케5', 심사위원 책임 없나


잘 되면 내 덕, 안 되면 네 탓? 결승 심사가 불편한 이유

[장진리기자] '슈퍼스타K 5', 기대만큼 실망과 앞으로의 숙제만 남긴 시즌이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5'는 1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을 끝으로 약 8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우승은 플로리다에서 가수의 꿈을 위해 혈혈단신 한국으로 건너온 19세 소년 박재정이 차지했다.

이 날 결승은 '슈퍼스타K'의 다섯 번째 시즌을 마감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마땅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 날 열린 '슈퍼스타K 5'의 결승은 너무나도 씁쓸하고 불편한 자리였다. 무대에 선 박재정, 박시환 두 참가자 뿐만 아니라 결승 무대를 직접 보러 온 관객들도, TV 앞에 앉은 시청자들도,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은 취재진들까지 단체로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2시간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슈퍼스타K 5'는 실패에 가깝다. 가장 가까운 지난 시즌과 비교하더라도 시청자들의 돌아선 마음은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난다. '슈퍼스타K 4' 첫 생방송은 약 78만 건의 생방송 문자 투표수를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 첫 생방송은 겨우 20만 건을 넘기는데 그쳤다. 결승에서 박재정과 박시환에게 쏟아진 생방송 문자 투표수는 겨우 15만 건.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슈퍼스타K'의 터줏대감 김성주의 외침이 너무나도 공허해지는 순간이다.

참가자들 역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특히 생방송에 진출한 TOP10의 실력이 지난 시즌에 비해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됐고, 실력은 차치하고서라도 절로 투표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참가자도, 하다 못해 논란으로 관심을 일으키는 이슈메이커도 없었다.

그러나 이 날 결승 무대를 참기 힘들게 했던 건 박재정의 가사 실수도, 박시환의 연이은 음이탈도, 보기 민망하게 올라가는 생방송 문자 투표수도, 초등학생들의 재롱잔치를 보는 듯한 낯 뜨거운 TOP10의 단체 무대도 아니었다. 이승철과 이하늘, 두 심사위원의 태도였다.

이승철과 이하늘은 마치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독설을 쏟아냈다. 물론 이제 막 알을 까고 병아리 가수가 될 준비를 하는 박재정과 박시환에게 솔직한 혹평은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단 약이 될 터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혹평 융단폭격이 발전을 위한 채찍질이 아니라, 인신공격에 가까운 화풀이로 느껴졌다면 과장일까.

박재정과 박시환이 각각 세 곡씩 꾸민 총 여섯 번의 무대는 확실히 기대 이하였다.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슈퍼스타K'의 결승 무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박시환-박재정의 실력과 무대 매너, 전체적인 무대의 완성도 등 경연의 질은 역대 최악이었다. 박재정의 '미로틱' 무대에 "박재정이 잘 한 게 아니라 댄서팀이 정말 잘 했다"는 윤종신의 심사평에 관객들의 웃음이 쏟아질 정도로 빛바랜 화려한 무대 장치와 지난 시즌보다 한층 발전한 무대와 퍼포먼스 구성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별다른 발전이 보이지 않는 생방송 참가자들의 역대 최하의 실력이 심사위원들에게 답답할 만은 하다. 그러나 "사실 단 한 번도 만족시킨 적이 없었다", "이해할 수 없다. 최악이었다"는 심사평은 물론, "앞으로 가는 길에 노잣돈이라고 생각하라"는 심사평과 함께 거지에게 적선하듯이 우승곡 미션 무대에 박시환에게 90점을, 박재정에게 95점을 준 영혼 없는 심사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슈퍼스타K 5'의 실패를 제작진, 혹은 참가자들의 탓으로 돌리는 심사위원들의 태도 역시도 이해 불가다. 5년째 계속되는 '슈퍼스타K'에서 재미도 감동도 없는 변함없는 포맷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과도한 PPL 등 제작진의 불찰은 굳이 강조할 것도 없이 크다. 협찬사만 기억에 남는 쓸데없는 생방송 사전 미션과 일주일간 쓸데 없는 이벤트와 영상 촬영에 동원되느라 정작 최악이 되어버린 결승 경연 등은 제작진의 과오가 크다.

그러나 옥석을 가리지 못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심사위원들도 절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 선택으로 생방송에 합류한 박시환을 제외하고 나머지 9명의 라인업을 완성한 것은 다름 아닌 심사위원 본인들이다. 생방송이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역대 최고의 실력'이라고 TOP10을 극찬했던 것도 바로 이들이 아니던가. 매력도 존재감도 없는 TOP10을 칭찬하며 직접 생방송 진출자로 선정하고 '슈퍼스타K 5' 굿판을 벌였던 몇 주 전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지역 예선과 슈퍼위크 등에서 빛을 발했던 수많은 참가자들을 탈락시킨 것도, 마시따밴드와 네이브로의 조합인 마시브로, 이기림, 남주미, 이수민이 결성한 위블리, 이경현-윤태경-최정훈-이동훈 등 네 명의 색(色) 다른 보컬이 모인 남자 보컬그룹 플랜비 등 지나친 짜깁기 팀 구성으로 정작 개인참가자들의 개성을 죽여버린 것도 심사위원들의 결정이었다. 너무나도 티가 나 시청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던 몇몇 참가자 밀어주기도 마찬가지다.

마치 '잘 될 때는 내 덕, 못 될 때는 제작진-참가자 탓'을 하는 듯한 '슈퍼스타K 5' 심사위원들의 마지막 심사평을 보는 뒷맛은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슈퍼스타K' 다섯 번째 시즌의 결말을 바라보는 아쉬움이 더 커지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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