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홍명보의 박주영, 한번 깨진 원칙은 또 깨진다

박주영 부상 회복과 적응 등 시간 걸려, 홍 감독은 또 고민될텐데…


[최용재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원칙'을 깼다.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는다.' 이 원칙은 홍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내건 것이다. 그런데 이 원칙은 깨졌다. 단 한 선수를 위해 홍 감독은 과감히 원칙을 깼다. 박주영(왓포드)만을 위해서였다. 홍 감독은 '애제자' 박주영을 대표팀에 불러들이기 위해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원칙을 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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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은 소속팀 아스널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다. 그래서 2부 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을 선택했다. 그런데 왓포드로 가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박주영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교체 출전 1경기, 선발 출전 1경기가 고작이었다. 왓포드 임대 이적 후 박주영이 그라운드에 섰던 시간은 약 75분이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천하의 박주영'이라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홍 감독은 지난달 6일 열린 그리스전 대표팀 명단에 박주영을 선발했다. 박주영의 발탁으로 인해 원칙은 힘없이 무너졌다. '무임승차'라는 말까지 나왔다. 원칙을 깰 만큼 홍 감독은 박주영이 간절히 필요했다.

원칙이 깨지면 탈이 나기 마련인데, 홍 감독이 깬 원칙은 그렇지 않았다.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리스전에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원칙을 깬 홍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을 단번에 잠재워버린 회심의 한 방이었다.

또 박주영은 경기력에 대한 물음표, 경기 감각에 대한 의문도 이 한 골로 모두 잠재워버렸다. 원칙을 깨고 들어온 박주영은 홍명보호 데뷔전, 단 한 경기 만에 '제1의 공격 옵션'으로 거듭났고, 박주영을 뽑으면 안 된다는 시선도 박주영은 반드시 필요하다로 바뀌었다. 원칙은 깨졌지만 결실은 아름다웠다. 과정은 뒤틀렸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홍 감독은 원칙을 깬 당위성을 인정받았고, 박주영 역시 물음표를 느낌표로 돌려놨다.

모든 논란이 끝난 듯했다. 그런데 박주영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 조짐이 보인다. 박주영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다시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부상까지 겹쳤다. 월드컵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박주영을 향한 시선이 다시 물음표로 향하고 있다.

그리스전에서 무릎 윗근육을 다친 박주영은 소속팀 왓포드로 돌아가 재활에 집중했으나, 이번에는 다시 발가락 부상을 당했다. 대표팀에서의 기세를 소속팀으로 옮겨가기를 바랐다. 박주영이 소속팀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 경기 감각을 더욱 끌어올리기를 희망했다. 그래야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활약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다행스러운 것은 큰 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주영은 '봉와직염'에 걸렸다. 박주영은 한국으로 입국해 치료를 받고 있고 2주면 완치될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시즌 더 이상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시즌 아웃 전망을 내놓았고, 박주영은 왓포드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계속 머물다 대표팀에 소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에서 재활 훈련 및 컨디션 조절, 경기 감각 끌어올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바지라 왓포드로 돌아가는 것보다 국내에 남아 몸을 관리하는 것이 이득이라 판단할 수 있다. 왓포드도 임대 이후 별 활약을 못한 박주영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브라질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 박주영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판단할 수 있는 무대는 홍명보호의 A매치밖에 없게 됐다.

박주영의 컨디션, 경기 감각에 다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박주영을 향한 차가운 시선도 하나 둘씩 늘고 있다. 모든 논란을 종식시키며 대표 복귀해 비상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비디오 '리와인드' 버튼을 눌려 처음부터 다시 반복 재생을 하는 것 같다.

지난 4일 월드컵 진품 트로피 공개 행사장에서 만난 홍명보 감독도 "박주영의 발에 염증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치료 중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며 근심을 드러냈다. 앞으로 더 정확하게 유럽파 선수들의 몸상태를 체크할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다.

부상 여파로 경기 감각이 떨어지고 제 컨디션이 아닌 박주영을 대표팀에 뽑아야 할까, 뽑지 말아야 할까. 다음에 발탁되는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 최종엔트리나 마찬가지다. 박주영이 월드컵 본선에 가야 할까, 가지 말아야 할까. 박주영의 부상으로 인해 이런 논란이 다시 재점화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더 이상 박주영 논란으로 힘을 뺄 필요가 없다. 박주영이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의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박주영은 대표팀에 발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박주영이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몸상태에 문제가 있는지, 경기 감각은 떨어지지 않았는지 세세하게 따져보기도 전에 박주영의 월드컵 본선 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먼저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소모적인 논란을 벌이기보다 박주영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결국은 월드컵에 갈 박주영이다. 그렇다면 결말이 나와 있는 논란보다는 박주영의 빠른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박주영의 재활이 잘 진행돼서 경기 감각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를 기다리는 것이 대표팀을 도와주는 일이다.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다. 이전에는 원칙이 있었고, 그 원칙이 깨져 논란이 됐다. 그런데 이제는 원칙이 없다. 원칙은 이미 사라졌다. 원칙이란 어떤 행동이나 이론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을 말한다. 이미 깨진 것은 더 이상 원칙이 아니다.

따라서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해도 박주영이 아프지만 않다면 대표팀에 합류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번 깨진 원칙은 두 번 깨지게 돼 있다. 처음 깨는 것이 힘들 뿐, 이후에는 부담 없이 언제든 깰 수 있다. 그래서 원칙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홍 감독이 박주영을 얼마나 아끼고 신뢰하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박주영이 가진 능력 역시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환상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그렇기에 박주영이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고, 문제 될 것도 없다.

늘 그랬듯 홍 감독은 박주영의 손을 잡고, 박주영은 최상의 결실로 보답할 것이다. 소모적 논란보다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박주영이 멋진 골을 넣고 홍 감독이 환호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홍 감독은 그 날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박주영의 기량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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