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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침공] '이라크전은 사상 최초의 정보전'...군사전문가 평가


 

이라크전은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보'가 주력 전쟁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상 최초의 정보전'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인터넷이 본격적인 심리전의 도구로 사용된 것은 물론, 우주·공중·해저에 이르기까지 IT 네트워킹과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깔아 거의 완전에 가깝게 전장의 상황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나 전문 해커를 동원, 암호화 기반체계 파괴를 시도한 것 등이 이번 이라크전을 정보전으로 평가할 수 있는 양상이라는 것.

2일 inews24가 후원하고 국방부가 주최한 '국가 사이버안보 정책과 전략' 세미나에서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전에서 보여진 정보전의 양상을 설명하고,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정보전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라크전은 최초의 정보전이 될 것"...황호상 합동참모대 교수

미국은 이번 이라크전에서 위성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을 이용해서 지리 정보를 수집한 후, 폭격 대상 지역에 정밀하게 폭탄을 떨어뜨리는 ‘JDAM’탄을 썼다.

또 위성(KH-12, 라크로스), 정찰기(U-2, JSTAR, EC-130) 등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해상도 1미터 내의 각종 정보를 미리 입수할 수 있었다.

황호상 합동참모대 교수는 "91년 걸프전 때 CNN이 최초로 생중계에 나서면서, 걸프전이 사상최초의 정보전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걸프전은 68만명의 군인과 3천대의 항공기가 투입된 기동전이었다고 봐야 맞다"며 "소수의 고도로 기동화된 부대가 정보를 이용,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쟁을 하는 것을 정보전이라고 했을 때, 이번 이라크전이 그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전=정보전'의 증거로 ▲ 미국이 (적군의 기세를 꺽기 위해) '후세인이 대역 3명을 기용해서 이미지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 럼스펠트가 48시간 내에 3천발 이상의 정밀 폭탄을 투하하겠다고 공언해서 이라크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심을 심어준 것 등을 들었다.

또 ▲ 미국이 자국 방송인 CNN을 이용해서 전쟁 초기 미 지상군의 이라크 역내 진격장면을 보도한 것 ▲ 전쟁 시작전에 이라크 남부지방에 미국의 입장을 담은 전단 2천만장을 살포한 것 등 심리전의 양상도 정보전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EC-130이라고 하는 정찰기를 띄워 아랍어 방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정찰기는 미국입장을 보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라크 방송 전파를 차단하거나 변조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정보전은 갈수록 고도화된다"...황철준 국방부 정보화정책관

이라크전에서 보여진 또 다른 특징은 정보전의 양상이 예전보다 훨씬 지능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적군에게 거짓(또는 위장) 정보를 흘리는 수단이 신문에서 라디오, TV를 거쳐 이제는 인터넷으로 발전했으며, IT기술을 이용한 각종 첨단 장비가 출현해서 공격과 방어에 활용되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쓰는 GPS 정밀 유도탄과 이를 무력화시키는 이라크측의 교란장치, 그리고 전자폭탄(e-Bomb)이다.

GPS 교란 장치(GPS 재머)의 경우 지난 달 24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항의하면서 외교적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그 핵심은 미국의 정밀유도탄(JDAM탄)을 이라크가 러시아제 GPS교란장치로 제어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라크에 제공한 'GPS 재머'가 6번 정도 공격에 쓰였으며, 이 때문에 미국의 정밀유도탄((JDAM탄)이 사우디나 터키 등에 잘못 투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하나는 25일 미국이 이라크 방송 공격 때 사용한 것으로 보도된 전자폭탄(e-Bomb)이다.

'e-Bomb'은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상대방의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는 신종 무기. 도시에서 폭발할 경우 텔레비전과 컴퓨터, 휴대전화 등 반도체로 작동하는 전자기기는 모두 작동하지 않게 된다.

미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BBC는 이 때문에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국영 방송이 15~20분간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미국은 전력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CBU-64라는 탄소섬유폭탄을 갖고 있는데, 국제여론 때문에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철준 정보화정책관은 “사이버전에 대한 내용은 비밀로 분류돼 미국은 철저히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군이 이라크시스템에 출입할 수 있는 백도어를 확보했다거나 이라크 암호화시스템의 기반을 파괴해서 보안수준이 낮은 통신채널을 이용하도록 유인하는 것, 그리고 이라크 지휘관 휴대폰에 후세인 메시지를 위장 전송하는 것 등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보화에 대한 투자 만큼 정보전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지능화되고 고도화되는 미래 전쟁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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