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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꺾은 '연신내 행운식당 둘째 아들' 강병원


[총선 이변의 주인공 ④] 초반 열세 뒤집고 은평을서 금배지 쟁취

[이영웅기자] 누가 봐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정치 신인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당선인이 이 지역에서 5선을 지낸 현역 이재오 의원을 꺾고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데다 지역 표밭을 오래 관리해온 터라 선거 초반 당선이 유력시됐다.

반면 강 당선인은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경력 외에는 별다른 정치적 경험이 없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후보, 정의당 김제남 후보 등 다수의 야당 후보가 경쟁에 가세했다는 점도 강 당선인에게는 악재였다.

강 당선인이 뒤늦게 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투표용지 인쇄가 끝난 상태여서 효과가 반감됐고 대세는 이미 이 의원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실제로 총선 직전 여론조사에서 강 당선인은 이 의원에게 10%포인트 가까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원의 초심, 연신내 행운식당"

그러나 은평을 유권자들은 강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강 당선인은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강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사용한 명함에는 '연신내 행운식당 둘째 아들'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연신내 행운식당은 35년 전 강 당선인의 어머니가 운영했던 가게다. 그는 4살 때 아버지를 여읜 후 어머니를 돕고자 이곳 식당에서 일하며 서민의 아픔을 몸소 배웠다고 했다.

캠프 측 관계자는 "강 당선인은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 성실한 사람이 대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나갔다"며 "연신내 행운식당은 그에게 있어 초심이다. 이를 잊지 않고자 선거 슬로건에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평을에는 40~50년 정도 산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 대부분은 가난했지만, 하나같이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며 "그 희망이 강 당선인의 삶으로 투영돼 동질감을 형성한 것"이라고 했다. 강 당선인 역시 "연신내 행운식당이라는 슬로건이 민심에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행복할 권리 지키는 데 앞장설 것"

이러한 '희망'을 구현하기 위해 강 당선인은 '행복할 권리 수호'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부여당의 경제정책 실패로 민생이 파탄에 이르면서 국민들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복할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여기에 4.13 총선에서 수도권의 판세를 가른 경제 심판론 프레임이 더해졌고, 지역 내에서 이 의원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되면서 강 당선인이 승리하게 된 것이다.

강 당선인은 "은평을에서 유권자의 관심은 이재오를 한 번 더 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만두게 할 것인가의 문제였는데 70%의 절대다수 민심이 그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소득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 국민의 행복할 권리와 민생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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