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기자] 우리나라가 최근 다양한 게임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굳건한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특히 새로 돌풍을 일으킨 온라인 게임 '오버워치' 국제 대회에서도 한국의 강세가 여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e스포츠는 대체 왜 강한 것일까.
지난 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단 한 세트도 상대에 내주지 않으며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오버워치 월드컵'과 함께 진행된 '2016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는 변현우와 박령우가 결승전에 올라 한국 선수끼리 대결을 펼쳤으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2016 폴 글로벌 챔피언십'에서는 우리나라 팀 '발리스틱스'가 정상에 올랐다.

10월에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세계 대회 '2016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도 우리나라 대표 ROX 타이거즈와 SKT T1, 삼성 갤럭시가 4강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결국 한국 팀끼리 맞붙으며 일찌감치 한국 우승을 예약하고 치러졌다.
롤드컵에서 삼성을 꺾고 3회 우승 및 2연패를 달성한 SKT의 경우, 올해 참가한 LOL 관련 세계 대회(IEM, MSI, 롤드컵)를 모두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까지 총 8번 열린 e스포츠 국가 대항전 'IeSF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우리나라는 6회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밖에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과 '스트리트 파이터 5' '철권 7 FR' 등 여러 종목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속도 빠르고 인재 풀 탄탄
이처럼 우리나라 팀들이 세계 대회에서 맹활약하는 이유로 해외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환경'과 '풍부한 인재풀'이 그것이다.
아카마이코리아가 지난 6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인터넷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터넷 평균 속도는 27Mbps를 기록, 10분기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끊김이 거의 없는 한국의 인터넷 환경 덕분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아무 불편 없이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다. 반응속도가 중요한 최근 게임에서 인터넷 환경은 실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환경을 반영하듯 최근 해외 팀들이 세계 대회 대비를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 롤드컵에 참가한 팀 솔로미드(TSM), 클라우드나인(C9), 팀 디그니타스 등 여러 해외 팀이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의 e스포츠 인재 풀이 넓고도 두텁다는 것 역시 해외에서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선수 후보군이 넉넉할 뿐 아니라, 이들의 기본 역량 자체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는 평가다. '다른 사람에게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우리나라 특유의 승부욕 덕분에 실력 향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 있는 PC방 문화도 강한 한국 e스포츠의 숨은 공신 중 하나로 꼽힌다. 누구나 싼 가격에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쉽게 인터넷 게임을 접하면서 e스포츠 인재양성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시스템이랄까. 이 때문에 국내외 게임업계에서는 PC방을 가리켜 '세계 최고의 프로게이머 유소년 시스템'으로 부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북미 등 해외 여러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최성훈, 신동원, 방태수 등이 '스타크래프트 2' 해외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LOL도 마찬가지다. '롤드컵 2016'에 참가한 16개 팀 선수 96명 중 31명이 한국인이며 중국과 북미 등 여러 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특히 LOL에서는 선수뿐 아니라 한국인 지도자 영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C9의 복한규 감독과 아이메이의 손대영 감독 등이 해외에서 현지 선수들을 지도 중이다. 한국인 지도자는 전략 수립뿐 아니라 선수들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치 실력있는 선수진과 지도자층이 두터운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의 기량을 바탕으로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활약하는 것과 흡사하다.
◆일부 종목 쏠림현상은 보완해야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게임 실력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종목 쏠림현상이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에서 인기가 저조한 종목에서는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도타 2(Dota 2)'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약세 종목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e스포츠 협회와 업계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에서는 지난 5월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CS:GO 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외 게임사와 협력해 e스포츠 종목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해외에서 다양한 e스포츠 대회를 열고 있는 인터넷방송 플랫폼 트위치 역시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도타 2'와 'CS:GO' 대회를 마련했다. 오는 17일 열리는 '지스타 2016'에서도 관련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트위치의 안영훈 매니저는 "해외 각지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 리그를 보면서 국내 e스포츠의 위기감을 느꼈다"며 "다양한 게임 리그를 개최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을 막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