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 지스타에서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끈 분야는 단연 가상현실(VR)이었다. 맛보기 수준을 넘어 상용화를 앞둘 만큼 완성도를 높인 가상현실 게임들은 기존 게임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몰입감과 재미를 선사하며 '대세감'을 입증했다.
공포 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며 시종일관 비명을 지른 관람객과 미소녀가 나오는 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며 오묘하게 변한 관람객의 표정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가상현실은 이처럼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온 미래 기술이지만,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여전히 시장 대응에 소극적이다. 작년 지스타에서 일부 콘텐츠에 제한적으로나마 가상현실을 적용했던 대형 게임사들이 지스타 2016에서는 가상현실을 전면 배제했다는 점이 이같은 현실을 잘 말해준다.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아직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한 채 장시간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어지럼증 또는 멀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상현실 게임은 시기상조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대답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게임강국들이 일제히 가상현실이라는 고지 선점을 위해 일제히 전력질주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국내 대형 게임사들을 대신해 일찌감치 가상현실 게임에 뛰어든 곳은 중소 개발사 혹은 스타트업들이다. 내일의 주인공을 노리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이들은 10명 안팍의 적은 인원으로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이들 회사가 만든 가상현실 콘텐츠 일부를 체험할 수 있었다. 예상을 뛰어넘은 완성도에 놀란 작품이 여럿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가상현실 시장에 직접 대응할 수 없다면, 적어도 용기있게 나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라도 활발히 해야 한다. 이들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을 선배 회사로서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강자를 출현시키기 마련이다. 스마트폰이 그랬고 증강현실(AR)이 그랬다. 이제는 가상현실의 강자가 곧 시장에 등장할 것이다. 시간 문제다. 한국에서 이러한 강자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