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자진 사퇴한 박기원(59) 감독을 대신해 LIG손해보험의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상우(37) 감독대행은 7일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2009-2010 V-리그 올스타전'에서 제대로 신고식(?)을 치렀다.
남자 올스타전 인터내셔널팀 감독으로 추가 배정되었을 뿐 아니라 남녀부 코칭스태프 대결로 펼쳐진 이벤트 경기에서도 남자팀 코칭스태프로 꾸려진 K-스타팀 센터로 나서 직접 경기도 뛰었다.
김상우 감독대행은 강스파이크와 속공은 물론이고 블로킹까지 성공시키면서 선수시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9인제 1세트 경기를 치른 이 이벤트는 21-18로 K-스타팀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뒤 다시 깔끔한 정장으로 갈아입은 김상우 감독대행과 마주쳤다.
-오랜만에 경기를 뛰었는데 어땠는지?
"사실 우리 팀은 갈 길이 멀어 이런 분위기를 즐길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팬들을 위한 특별한 날인 만큼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즐기려고 맘먹었다. 은퇴한 지 3년만에 게임을 뛰었다. 재미있었다. 매번 지도만 하다가 직접 뛰니까 힘들었다.(웃음)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마도 내일 자고 일어나면 무척 뻐근할 것 같다."
-더 나이 많은 선배 감독들도 뛰지 않았는가?
"그렇다. 그 분들 앞에서 절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어린 편에 속해 공격의 대부분을 한 살 많은 임도헌 선배와 내가 번갈아가며 맡았다. 시간 관계상 25점까지 가지 않고 21점으로 마무리를 지어 다행이다. 더 했으면 힘 빠져 큰일 날 뻔했다."
-비슷한 나이임에도 선수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는가?
"그렇다. 후인정 같은 경우는 나보다 한 살 아래인데 여전히 선수로 활약 중이다. 그래도 오늘 4득점, 블로킹도 두 개 성공시킨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이벤트를 대비해 몸을 만들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웃음)"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LIG로서는 시즌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4시즌 연속 4위에 그쳤다. 이번 시즌엔 초반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2라운드부터는 집중력과 조직력이 무너졌다. 일단 3위권 진입의 목표를 이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급선무다. 남은 5, 6라운드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선수들을 이끌 생각이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나 부담감이 선수들도 꽤 큰 것 같다.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LIG 선수들의 표정이 어둡다.
"당연한 것 아닌가? 지금 우리의 입장에서는 한 게임 한 게임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다. 선수들 본인들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그건 진짜 프로가 아니다. 본인들 스스로 위기를 인정하고 뭔가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힘들어하고 괴로워해야 발전이 따라온다."

-물론 코치로서도 생활을 해왔지만 이젠 팀 전체를 이끄는 감독대행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남다른 각오가 있을 것 같은데.
"선수가 은퇴를 하고 난 뒤 지도자로서 나서는 것이 최선의 길이자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더 많은 내공을 쌓아야 한다. 일단은 팀 단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선수들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이고 우리의 상황이 얼마나 절실한 지를 깨닫게 할 것이다.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보다는 안정된 플레이를 먼저 주문할 것이다. 정신력을 끌어 올리고 훈련량을 좀 더 늘릴 계획이다."
18승6패의 2위 대한항공, 17승7패의 3위 현대캐피탈에 이어 16승 8패로 플레이오프 티켓 다툼을 펼치고 있는 LIG손해보험은 올스타 휴식기를 보낸 뒤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캐피탈을 상대로 5라운드 첫 경기에 나선다.
조이뉴스24 /홍희정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