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조이人] '러닝메이트' 감독 "가장 성실한 봉준호 감독, 모든 것 따라하려 했다"


(인터뷰)한진원 감독, 티빙 오리지널 '러닝메이트'로 첫 시리즈 연출
"학교는 현실 사회의 축소판, 힘과 권력 표현하고 싶었다"
"전 세계 보편적인 민주주의 선거, 흥겨운 스포츠로 봐주셨으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기생충' 작가로 극찬과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한진원 작가가 이번엔 '러닝메이트' 감독으로 돌아왔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첫 시리즈 연출에 나선 그는 학원물에 선거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묵직한 이야기 속 다변하는 인물의 감정선을 잘 버무려냈다. 앞으로도 캐릭터성이 살아가고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을 해나가고 싶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봉준호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며 솔직함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러닝메이트'(연출 극본 한진원)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 분)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온갖 권모술수를 헤치고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하이틴 명랑 정치 드라마로, '기생충'의 한진원 작가가 연출과 극본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한진원 감독이 티빙 시리즈 '러닝메이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한진원 감독이 티빙 시리즈 '러닝메이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러닝메이트'는 치열한 고등학교 학생회장 선거 속 청춘들의 끓어오르는 욕망과 희로애락, 그 속에서 빛나는 우정과 따뜻한 성장 스토리를 담아냈다. 학생회장 선거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한 영진 고등학교 학생들, '정답 없는' 경쟁 끝에 찾아온 뼈아픈 각성과 성장은 유쾌한 웃음 가운데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또 윤현수, 이정식, 최우성, 홍화연, 이봉준, 김지우 등 극단으로 치닫는 선거의 이면을 다이내믹하게 풀어낸 신예 배우들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졌다. 치열한 선거 끝 엔딩에서 노세훈은 '니드'도 '원트'도 아닌 '일회용품'에 불가했던 자신을 되돌아봤다. 선거의 승패를 떠나 친구를 잃고, 자신도 잃어버린 그는 결국 스스로를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정답 없는' 경쟁 끝에 찾아온 성장이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결말이다. 다음은 한진원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작품 공개 후 반응에 대한 소감이 어떤가?

"반응은 안 보고 있다. 평가받는다는 것이 두렵더라. '기생충'이나 '뉴토피아' 같은 경우엔 전체 큰 그림에서 조각으로 일조했다면, 이번엔 주도적으로 한 창작 작업이라 검증대에 오르는 것이 떨리더라. 인터넷을 아예 끊을 수는 없고 포털 앱은 다 지웠다."

한진원 감독이 티빙 시리즈 '러닝메이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한진원 감독이 티빙 시리즈 '러닝메이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 지인을 비롯해 봉준호 감독님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다들 "잘 봤다", "고생했다"라고 하셨다. 봉준호 감독님도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이다. 특히 앙상블 작업하는데 고생했다고 하시더라."

- 무거운 소재일 수도 있는데, 학원물 특유의 가벼움도 공존한다. 이렇게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

"봉준호 감독님이 묵직한 소스지만 산뜻하고 가벼운 시선으로 날카롭게 다룬다.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5년 정도 같이 일을 했다. 백지 같은 감독 지망생으로서 그런 지점을 흡수했다."

- 연출까지 맡게 된 계기가 있나?

"연출하기로 하고 계약을 한 건 아니다. 쓰다 보니까 욕심이 생겼고, 대표님께 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저는 납품용보다는 연출자의 시각이 많이 들어간다. 대본에 카메라 워킹도 표현한다. 애정도 생기고, 10여 년 전 쓴 글이 개발되니까 욕심이 나더라."

- 특별히 학원물에서 선거를 다루게 된 이유가 있다면?

"학교는 현실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대사가 내레이션으로 나온다. 그래서 학교 얘기를 한건데, 두 사람 이상이 되면 그 사이에서 권력이 생긴다. 완벽히 평등할 수 없다. 힘과 권력을 첨예하고 노골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 폭력도 있지만 선거도 있다. 다른 방식으로 한번 해보고 싶어서 학생회 선거를 생각했다."

- '기생충'도 그렇고 사회 부조리를 다루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 어두운 면을 얘기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아쉬운 면이다. 엔딩도 엄밀하게 보면 우울한 엔딩이다. 당선됐지만 친구를 잃고 자퇴를 한다. 행복한 엔딩이 아닌데 밝은 음악과 웃으면서 뛰어가는 거로 끝냈다. 주인공이 1년 후 자퇴한 학교로 돌아갔을 때 종소리에 돌아보는데 뜨거운 시절을 보면서 눈물을 글썽인다. 용서와 화해라는 것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으로서 시간이 흐르면 다 추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편집했다."

배우 윤현수, 이정식, 홍화연, 김지우, 최우성, 이봉준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러닝메이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 신인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나?

"글을 쓰면서 생각하는 이미지와 많이 어울렸다. 오디션도 많이 봤는데, 고민하는 과정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주인공들은 답정너 수준으로 빨리 정해졌다. 1차는 제가 하지 못했고, 2차부터 1인당 1시간씩 오디션을 하는데, 아이큐보다는 이큐 쪽이 더 발달한 친구들을 원했다. 지금은 라이징이 된 친구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친구가 극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해질 수 있어서 좋은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 현장에서 배우들 이름을 다 외웠다고 들었다.

"봉준호 감독님을 따라 했다. 감독님은 하루만 촬영하고 가는 배우 이름도 다 외우고, 소통할 때도 이름을 불렀다. 그렇게 직접 소통하니까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유대감이 올라가고 배우들도 적극적으로 임한다. 다음에 내 작품을 하게 되면 따라 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배우가 많을 줄 몰랐는데, 조감독의 도움이 컸다. 이름, 얼굴을 담은 표를 만들어줬다."

- 따라 할 정도로 봉준호 감독님에 대한 존경이 큰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특히 그랬나?

"그분의 모든 것을 따라 하려고 했다. 사실 미화되고 과장되는 것이 있고, 천재라고 하면 합리적인 설명을 안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가 본 감독님은 가장 성실하고 자신이 맡은 것에 대한 집중도와 애정이 대단하다. 모든 것을 배우려고 했는데 그걸 아우르는 것이 성실함이다. 작품에 임하는데 성실하다. 작은 역할의 배우, 스태프의 이름까지 다 외웠다. 많이 놀랐다."

- 연출적으로도 영향을 받은 것이 있나?

"연출에 투영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건 부끄럽다. 진지하고 무겁게 가다가도 말의 개그나 슬로우를 건다거나 해서 긴장감을 푼다. 감독님의 천성인 것 같다. 이입했다가 툭 빼거나 하는 식으로 따라 하려고 했다."

- 대선과 공개 시기가 겹치기도 했고, 오래전에 썼지만 현재 시대를 반영한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정세 흐름에 맞춰 숟가락 얹으려고 공개하는구나 할 수도 있고, 애들 소재로 양분된 것을 묘사하는 거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뭐든 상관없다. 확실히 2014년 거리에 나갔을 때 보다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젊어졌다. 저는 최적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존경하는 황동혁 감독님의 '남한산성'을 보면서 이런 위기의 순간에도 파벌을 하는구나 했다. 그때에서 수백 년이 지났고, 심지어 조선에서 대한민국이 됐는데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러닝메이트' 포스터. [사진=티빙]

- 주목해서 봐야 할 포인트를 꼽아준다면?

"민주주의 선거는 전 세계에서 보편적이다. 전 세계 어디에나 있다. 무브먼트가 되면 이념적이기 때문에 스포츠로 봐주셨으면 한다. 좋은 것을 위해 나아가기 위한 스포츠라 흥겨웠으면 했다. 포털은 끊었지만, SNS는 하게 되더라. 해외 반응을 보니 무엇보다 익사이팅하다는 표현이 좋았다. 어른들만의 이슈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져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헤어진 친구에게 전화 한 번 했으면 좋겠다. 정서적인 부분이 좋은 것 같다. '욕망과 권력은 사람을 얼마나 병들게 하는가?' 생각한 적이 있다. 주인공인 세훈이의 안티히어로적인 모습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용기를 내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판단을 하는 것을 봐줬으면 좋겠다."

- 앞으로 연출자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다음 작품의 호기심을 일으키는 연출자가 되고 싶다. 글 쓰고 있을 때는 다른 것이 생각나지 않는데, 남의 돈으로 작품을 해보니 책임감이 엄청나게 필요한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 직접 글을 쓰고 연출도 할 생각인가?

"동의를 얻으면 당연히 오리지널을 가급적 하고 싶다. 전업 작가로만 살고 싶지는 않다. 연출하고 싶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다. 제가 봉준호 감독님의 '괴물'을 제일 좋아한다. 독특한 세계관이 있고 캐릭터의 천국이다. 저는 앙상블 연기가 많은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남녀노소 볼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이人] '러닝메이트' 감독 "가장 성실한 봉준호 감독, 모든 것 따라하려 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
수현, 놀라운 9등신 비율
수현, 놀라운 9등신 비율
가비, 퀸 에티튜드
가비, 퀸 에티튜드
배현성, 진지한 악역 눈빛
배현성, 진지한 악역 눈빛
이사배, 블루 홀릭
이사배, 블루 홀릭
최대훈, 거부할 수 없는 '학씨 아저씨'
최대훈, 거부할 수 없는 '학씨 아저씨'
염혜란, 꽃처럼 고운 드레스 자태
염혜란, 꽃처럼 고운 드레스 자태
김민하, 킬힐에 걸린 드레스 '아찔'
김민하, 킬힐에 걸린 드레스 '아찔'
이병헌, 프론트맨 카리스마
이병헌, 프론트맨 카리스마
오마이걸 미미, 유니크한 미니드레스
오마이걸 미미, 유니크한 미니드레스
공승연, 블링 블링
공승연, 블링 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