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부상 복귀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한화 이글스 '주장' 송광민이 팀 후배 하주석에게 조언을 건냈다.
송광민은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3루수 겸 3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함께 1군 복귀전을 치른 이성열(5타수 3안타 2타점)과 함께 소속팀의 8-4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소속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던 만큼 기쁨을 만끽해도 됐지만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그의 입에선서는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무엇보다 주장으로서 팀 전력에서 탈한 것에 대한 책임감이 앞섰다. 그는 "퓨처스(2군) 선수들이 있는 서산구장에서 1군 경기를 보다 보니 정말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한 미안한 감정이 송광민의 말에 들어있었다. 그는 "1군에서 빠진 뒤 후배들을 다독이지도, 훈계하지도 못했는데 이런 부분이 미안했다. 가장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아끼는 후배 하주석을 예로 들었다. 하주석은 지난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있었던 SK 와이번스와 원정 경기에서 삼진을 당했다.
하주석은 당시 삼진 판정이 내려진 뒤 배트를 그라운드에 내리꽂았다. 17타수 연속 무안타라는 부진에 대한 자책과 함께 소속팀에 대해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까지 겹쳤던걸까. 그는 배트에 감정을 그대로 실었다.
그런데 그는 방망이가 미끄러지면서 타석에서 중심을 잃었다. 자칫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팀 분위기까지 흐트러트릴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하주석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이를 TV에서 지켜봤던 송광민도 이 장면이 기억에 남았던 모양이다. 그는 하주석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타자 입장에선 충분히 이해가 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송광민의 말이다.
그러나 프로선수로서 가져야 할 자세도 강조했다. 그는 "하주석은 충분히 잘할 수 있다. 재능이 있는 선수다. 그런 마음이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런 행동은)뒤에서, 안 보이는 곳에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송광민은 "이제 정규리그 경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주석도)마음을 잘 추스려서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겠느냐"며 후배에게 간접적인 응원 메세지를 보냈다.
송광민에게 올 시즌은 분명히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타율 3할6리 10홈런 6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성적도, 흐름도 좋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시간이 길었다. 여기에 주장을 맡고 있던 이용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시즌 도중 갑작스레 주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책임감이 더해졌다.
그는 상황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할을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후배들을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재활에 임했다. 이날도 후배들에 대한 걱정과 격려가 경기 후 소감에서 절반 이상이 됐다. 행동 하나로 위축될 수 있는 후배까지 확실히 다독였고 경기에선 맹활약을 펼쳤다. '주장'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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