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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한국전…타슈겐트는 필승 분위기


3천4천석 매진 임박, "무조건 이긴다"며 기대하는 분위기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이번에요? 이깁니다. 이겨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최종전은 말 그대로 '최종전'이 됐다. 1장이 걸린 본선 진출권을 놓고 승점 14점으로 2위인 한국과 12점으로 4위가 된 우즈베키스탄의 벼랑 끝 싸움이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5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우즈벡은 2위를 놓고 싸운다. 같은 시간 3위 시리아(12점)는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한 1위 이란(21점)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란이 마음먹고 시리아에 패한다면 한국은 무조건 우즈벡을 이겨야 한다. 우즈벡도 한국에 많은 골을 넣고 이겨야 한다.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에 한국이 낀 셈이다.

우즈벡전은 우즈벡 국민들이 기다리는 경기가 됐다. 상점, 호텔, 택시 등에서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축구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기자가 숙박 중인 호텔에 근무하는 네르예르 메르네노프 씨는 "한국이 우즈벡에 황금 같은 기회를 줬다. 이번에는 본선에 꼭 간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도 그럴 것이 우즈벡은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국에 골득실에서 밀려 본선행이 좌절됐다. 한국이 이란에 0-1로 패하면서 아쉬움은 더 컸다. 한국이 이란에 지지 않았다면 동반 진출이 가능했다. 당시 우즈벡의 중심으로 K리그에서 뛴 경험이 풍부한 세르베르 제파로프(에스테그랄)는 "한국과 같이 나가지 못해 아쉽다"며 진한 아픔을 숨기지 않았다.

분위기는 묘하다. 공교롭게도 지난 1일은 우즈벡이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지 26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1991년 8월 31일 독립을 결의하고 다음날인 1일 선언했다. 무척 기쁜 날이다. 이 때문에 거리 곳곳에는 우즈벡 국기가 내걸렸다.

지난해 9월 3일에는 26년 철권통치를 했던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급성 뇌출혈로 생을 마감했다. 경기를 앞두고 1주기가 됐고 추모 열기도 있다.

타슈켄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교민은 "우즈벡 사람들은 축구에 정말 미쳐있다. 이번에는 한국을 이긴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국심이 분출되기에 딱 좋은 시기에 대표팀이 타슈켄트에 입성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현 대통령은 고 카리모프 대통령 재임 시절 총리였다. 현지 신문인 '우즈베키스탄 투데이'는 '우즈벡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카리모프 전 대통령의 통치 능력을 그대로 이어받아 경제 발전과 스포츠 강국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 중심에 축구가 있는 셈이다.

물론 우즈벡의 현실은 다르다. 물가는 과거에 비해 올랐고 화폐인 '숨'의 가치는 점점 더 폭락하고 있다. 1리터 생수 한 통을 사는데 1천숨 지폐 10장을 내야 한다. 양고기 1인분에는 38장을 지불해야 한다. 달러와 숨이 고정 환율 이지만 암시장에서는 다르다. 인플레이션이 대단하다.

그래도 축구는 희망이다. 3천4천석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입장권은 이미 매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즈벡 직장인의 한 달 월급은 한국 기준으로 20만원 정도지만 다시 볼 수 없는 경기라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대표팀을 응원하는 한인회도 겨우 500장을 구했다고 한다. 강렬한 응원 압박을 견뎌야 하는 신태용호다.

조이뉴스24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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