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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괄육취골'의 자세로 필승 다져라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말, 지켜야 월드컵 본선 간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나를 먼저 보살피고 상대를 치라는 뜻의 바둑 격언이다. 인기 웹툰이었던 '미생'에서도 이 격언이 인용된 적이 있어 이제는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이 단어가 언론에서 처음 사용된 것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9년전, 축구기사에서 이 단어가 대서특필된 적이 있다. 1998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월드컵 조별예선 E조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에서였다.

차범근 당시 한국 국가대표 감독은 네덜란드에 상대적인 전력 열세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 '선 수비 후 역습'을 내걸었다. 이를 묘사한 것이 바로 아생후살타, 즉 내가 먼저 살고 남을 친다'는 단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피에르 판 후이동크에게 프리킥으로 실점했고 데니스 베르캄프에게 사실상 농락당하다시피 하며 0-5로 대패한 것이다. 차범근 감독은 이 경기 직후 대회 도중 경질이라는 수모까지 겪었다.

6일 자정(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예선 A조 최종전에서는 이와 완전히반대의 상황으로 가야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이란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경기에선 9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노리는 이란이 라인을 완전히 내리며 수비적인 축구를 펼쳤고 악조건의 잔디까지 겹치면서 한국은 장기인 빠른 역습 축구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이란의 골망을 한 번도 가르지 못하며 0-0으로 비겼다. 승리하지 못할시 따져야하는 경우의 수만 늘리게 됐다.

이 경기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교체 타이밍이나 교체 카드의 선별 등이 승리를 노리겠다는 생각과는 다소 동떨어져있었다.

신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이란의 역습이 매섭기 때문에 실점하지 않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승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조별리그를 통틀어 가장 강한 이란을 상대로 실점하지 않겠다는 신태용 감독의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패배하면 탈락할 수 있다는 불안도 신 감독의 이러한 선택을 부추겼을 것이다. 무실점에다 승점까지 따냈으니 작전은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은 승점 14점(4승2무3패 11득점 10실점)을 기록, A조 2위에 놓여있지만 3위 시리아(승점 12점)와 4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가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게 지고 시리아가 이란에게 이긴다면 플레이오프에도 가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현실이 된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포진이 필요하다. 신태용 감독은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조건 승리하겠다. 경우의 수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즈베키스탄도 승점 3점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찬스가 많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대에게 얼마나 많은 골을 내주느냐는 상관이 없다. 괄육취골(刮肉取骨), 나의 살을 주고 상대의 뼈를 취해야 하는 작전만이 살 길이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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