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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산 넘었죠"…유승호, 로코하길 참 잘했다(인터뷰)


"'로봇이 아니야', 시청률 빼고 완벽했던 드라마"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어느 순간 아역배우를 완전히 벗고 성인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귀여웠던 꼬마는 소년으로, 그리고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다. 사극부터 로맨스까지, 못하는 장르가 없다. 유승호는 '로봇이 아니야'로 또 한 번 빛났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에서 유승호는 또 한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첫 로맨틱코미디에서 상남자의 박력을, 사랑에 빠진 달달함을 선사했다. 물론 드라마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의 막강한 존재감도 보여줬다.

'로봇이 아니야'를 마친 유승호를 만났다.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면서도 표정은 밝았다. 유승호는 "(채)수빈 씨는 원피스 하나 입고 했는데 멀쩡하더라. 난 따뜻하게 입었는데도 그렇다. 이렇게 아파본 적이 처음이다"고 웃었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 때문에 여자를 사귈 수 없는 한 남자가 피치 못하게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유승호는 김민규 역을 맡아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호평 받았다. 신선한 소재와 각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설레는 로맨스를 담아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웠던 것도 사실. 3~4%대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유승호는 "시청률 빼고 완벽했던 드라마"라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저희끼리 수목 편성이 파업으로 비어있기도 했고, 로봇 이야기가 들어가다보니 시청자 몰입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저희끼리 결론을 내렸어요. 그런데 현장 분위기는 좋았어요. 시청률이 3% 밖에 안 나왔지만 좋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좋은 눈을 가진, 시청자들이 있다고 했죠. 다행히 해외에서 많이 봐준다고 해서 좋았어요. '역시 해외에서는 좋은 드라마를 알아봐준다'고 저희끼리 농담도 했죠. 현장에서는 시청률 30%인 드라마였어요."

유승호는 극중 국내 최대 금융회사의 대주주이자 얼굴부터 몸매까지 빠지는 것 하나 없는 완벽남이지만, 인간 알러지가 있는 김민규 역을 소화했다. 어릴 적 생긴 트라우마로 외로운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꽁냥꽁냥 연애를 하며 달달함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유승호가 곧 김민규였다고 해도 될만큼,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그간 자신의 연기에 인색했던 유승호도, 첫 로코 연기에 후한 점수를 줬다.

"전작을 마친 후 멜로가 겁난다고 했는데 바로 로코를 하게 됐어요. 대본도 재미있었고 감독님의 전작도 좋았거든요. 민규라는 인물이 코믹이 주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현장도 좋았고, (채)수빈 씨와의 연기도 좋았어요. 저는 모자라면 모자랐다고 말하는 편인데, '로봇이 아니야'는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해요. 로코를 이렇게 하는 제 자신도 신기했어요. 제가 스스로 잘했다고 하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예요. 모니터링을 하며 민규를 어떻게 이렇게 표현했을까. 누가 봐도 민규였어요(웃음)."

유승호의 로맨스 연기는 내내 화제였다. 진한 주방 키스신은 '어떻게 할지 직접 생각해오라'라는 제작진의 주문대로, 유승호가 스스로 설정해서 완성한 신이었다. 유승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스라는 큰 산을 넘었다고 털어놨다.

"로맨스가 생각보다 쉬웠어요. 편안하게 다가가니, 편안하게 다가왔어요. '군주'에서의 사랑은 희생이 필요한 사랑이었는데, 그게 어려웠어요. 그런 사랑을 해본 적도 없고. '로봇이 아니야'는 지금 제 나이 또래에서 할 수 있는 수준의 연애잖아요. 그래서 사소한 다툼, 투정을 표현하기가 쉬웠던 것 같아요."

'로봇이 아니야'는 유승호가 군복무를 마치고 채수빈과 재회하는 장면으로 막내렸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군복무를 마친 유승호였기에, 이 장면은 '유승호 맞춤형 엔딩'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유승호는 "실제로 제가 입던 군복과 베레모를 들고 오고 명찰만 바꿨다. 만약 군대를 안 갔다왔다면 그 신이 좀 부끄러웠을 것 같다. 역시나 군복을 입으니까 그 자체만으로 힘들고 화가 났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만약 제가 김민규였다면 면제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재검을 신청해서 갔을까 싶다. 한 번 면제는 영원한 면제가 아니냐"고 장난스럽게 덧붙이기도.

인터뷰 내내 유승호의 표정이 편안했다. 전작 '군주'를 하면서는 무거운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었다면, '로봇이 아니야'는 조금 더 힘을 빼고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유승호는 "자칫 바보스럽게 비춰질 수도 있었지만, 내려놓고 조금 더 내려놓고 하다보니 민규라는 캐릭터를 더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유승호는 잘자란 아역 출신 연기자로 손꼽힌다. '집으로'의 귀여운 꼬마는 수많은 작품을 두루 거쳐 이제는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의 문턱을 자연스럽게 넘었다.

"(성인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까지는 아니었지만 신경이 쓰인 면도 있었어요. 나이는 성인인데 인정받지 못하니까, 지금은 그런 말이 없어서 좋아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아마 '군주'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유승호에게 다음 행보를 물었다. 유승호는 "일단 꽁냥꽁냥 연애는 이번에 해본 것으로 만족해야겠다"고 웃으며 "사극이나 로코 말고 새로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군주'를 마치고 로맨스는 언제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다음 작품을 로코를 하게 됐어요. 그동안 멜로라는 산을 안 넘고 제쳤던 것 같아요. '로봇이 아니야'를 하면서 그 산을 넘게 됐죠. 처음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하고 싶어요. 멜로나 사극 말고 좋은 캐릭터가 있으면 언제든지 하고 싶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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