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잠시 신이 된 주인공은 온 세상 사람들의 기도 소리를 다 듣게 되고 급기야 괴로워한다. <사토라레>에선 그 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천만 명 중 한 명 꼴로 태어난다는 사토라레는 자신의 생각 - 영화에선 ‘사념파’라 불리는 - 이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토라레는 천재들이어서 일본은 국익을 위해 법과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그들을 보호한다. 이런 만화 같은 생각은 진짜 만화로 먼저 만들어졌다. 국내엔 ‘돌연변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던 이 만화는 2001년 일본의 흥행감독 모토히로 가츠유키에 의해 영화화 됐고, 이어 2002년에는 드라마로 이어졌다.

한 명의 천재를 위해 장관급 인사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나 지역 주민 전체가 협조하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과거 전체주의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화의 몇몇 에피소드만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130분이 넘는 러닝타임으로 인해 후반부로 갈수록 속도가 늘어진다. 초반의 코믹한 상황과 후반 드라마가 뒤섞여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모자란 것도 흠이다.
하지만 <사토라레>는 기본적으로 휴머니즘으로 잘 포장된 드라마여서 영화 후반부에 이르면 관객을 감동으로 이끈다. ‘사토라레 7호’ 청년이 어린 시절 비행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구출됐다는 배경이 생명 존중과 이타적인 삶과 연결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천재지만 외톨이에다 약자인 주인공의 순박하고 솔직한 캐릭터도 사랑스러운데, 주인공 역은 우리에게 <키즈리턴>으로 익숙한 안도 마사노부가 맡았다.
<사토라레> DVD의 영상은 근래 제작된 일본 영화 DVD들의 노선과 그 궤를 같이 해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강조된 노란 색조가 거슬릴 수도 있으며, 부드러운 만큼 섬세한 표현력은 모자란 편이다.
감독은 음성해설에서 특히 DVD를 위해 후반 사운드 작업에 충실을 기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효과음이 필요한 장면이라고 하더라도 입체적인 표현까진 이르지 못했다. 음악은 다소 과장돼 억지스럽게 들릴 수도 있다.
감독의 음성해설은 한국과 미국의 익숙한 음성해설 스타일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다정다감하고 예의바르면서도 섬세한 진행이 돋보인다.
부가영상으로 수록된 메이킹 필름은 영화에 사용된 CG의 비교 감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 외 뮤직비디오 한편과 3개의 삭제장면 그리고 예고편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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