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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무대 섰으면"…故 전태관 끝내 이루지 못한 꿈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전태관 꼭 완치해, 봄여름가을겨울 원년 멤버 재결합 이뤘으면"

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 2015년 봄 단독콘서트 '반짝반짝 청춘의 라디오를 켜고'를 열었다. 봄여름가을겨울 원년 멤버 김종진과 장기호 박성식(빛과 소금), 그리고 故 전태관이 함께 한 무대였다. 당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던 전태관은 비록 드러머로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유쾌한 목소리와 재치 넘치는 진행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멤버들은 故 전태관이 완치되면 재결합을 하자고 약속했지만, 이루지 못할 꿈이 됐다.

지난 30년 한국 밴드사에 한 획을 그었던 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이 27일 밤 하늘에 졌다. 향년 57세.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28일 새벽 "늦은 밤 여러분께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 지난 12월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 군이 향년 57세로 세상을 떠났다"라며 "전태관 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다"라며 오랜 동반자였던 故 전태관의 별세를 직접 알렸다.

봄여름가을겨울은 1985년 고(故) 김현식이 김종진, 전태관, 장기호, 박성식을 영입해 결성한 밴드다. 네 사람은 이후 봄여름가을겨울과 빛과 소금 두 팀으로 나눠져 대중음악계 최전선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2015년 3월 서울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열렸던 단독콘서트 '반짝반짝 청춘의 라디오를 켜고'는 봄여름가을겨울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무대였다. 원년 멤버들이 오랜만에 뭉친 무대였고, 비록 고인이 드러머로 서지는 못했지만 마지막으로 참여한 공연이기도 했다.

라디오 방송 콘셉트로 구성된 공연에서 전태관은 연주 대신 DJ로 공연을 전반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항암 치료 중에도 유쾌한 목소리와 재치 넘치는 진행으로 관객들에게 큰 재미와 웃음을 안겼다.

당시 공연에 게스트로 참석한 빛과 소금의 장기호는 "네 사람이 오랫동안 봄여름가을겨울 원년멤버의 재결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제는 시간과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다시 뭉칠 수 있게 됐다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전태관 씨의 건강이 안 좋아졌다. 빨리 연주자로 복귀해서 봄여름가을겨울 원년멤버의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진은 "이 자리에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모인 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 꼭 이뤄질 것이라는 뜻인 것 같다"고 회답했고, 전태관은 나머지 세 사람의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해는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로 정식 데뷔한지 꼭 30주년이 되는 해다. 김종진은 올해 30주년 헌정 앨범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윤도현, 윤종신, 십센치, 오혁, 배우 황정민, 데이식스,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어반자카파 등 후배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내년 봄여름가을겨울 기념 공연도 계획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내년 1월 16일부터 27일, 2월 13일부터 24일까지 소극장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다. 윤도현, 김현철, 이적, 유희열, 배철수, 빛과소금, 이현우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며, 공연 수익금은 모두 전태관에게 전달할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전태관은 그러나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하고 세상과 영영 작별했다.

김종진은 "30년간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과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온 드러머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라며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라고 고인의 음악생활을 돌아봤다. 또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랫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며 음악적 동지였고, 오랜 친구였던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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