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영화라면 천문학적인 제작비 때문에 엄두내기 힘들 SF 장르. 고액의 개런티를 요구하는 배우 걱정이 없는 미소녀 할렘 장르.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것이 다 애니메이션의 소재가 될 수 있다지만 이런 이유로 유난히 선호되는 장르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인듯 리얼한 묘사로 손에 땀을 쥐게 해야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는 애니메이션의 사각 지대였다.

그러나 콘 사토시 감독의 1997년작 <퍼펙트 블루>는 탄탄한 각본,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인상적인 연출을 전면에 내세워 이런 고정 관념을 깨뜨렸다.
큰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소속사 측의 판단에 따라 아이돌 가수에서 탤런트로 전업한 키리고에 미마. 결심은 좋았지만 신인임을 약점 삼아 성적 코드로 시청률을 올리려는 드라마 작가와 성숙한 이미지 창조라며 이어진 누드 촬영은 그녀의 심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여기에 그녀의 깨끗하고 순수한 아이돌 이미지에 집착한 나머지 현재의 그녀를 타락한 존재로 배척하는 광적인 팬이 얽혀들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그녀의 능욕을 자양분 삼아 이익을 본 사람들이 끔찍하게 살해되는 사건과 극중 극인 사이코 스릴러 '더블 바인드'가 얽히면서 진실 게임의 막이 오르는 것이다.

제작 연도에 따른 화면 잡티나 그레인이 종종 보이기도 하지만 셀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화질은 무난하다. 다만 작품 제작시의 색 설정 자체가 밝고 화사한 편이 아니라 일부 낮 장면을 제외하곤 한 톤 가라앉은 차분한 색감으로 처리돼 있다.
한편 후반의 야간 추격 장면에서도 특별히 지글거림이나 뭉개짐은 보이지는 않는다.
그에 비해 작품 전반에 걸쳐 붉은 색은 선명하게 두드러지는데, 이는 스페셜 피처의 인터뷰를 통해 의도적인 효과임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우려되었던 음모 노출 등의 장면은 무삭제, 무암전, 무모자이크로 오리지널 영상을 그대로 수록하였다.

한편 사운드는 돌비 디지털 5.1 채널로 리마스터링 되었다. 자동차의 또렷한 이동음 묘사나 드라마 촬영 장면 중 사방에서 들려오는 수런거림은 그런 채널 분리의 효과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또한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일조하는 불안한 벨 소리와 찢어진 스피커에서 나오는 듯한 음악 소리 등이 생생하게 살아났다. 이런 사운드는 과장됨 없이 작품과 밀착해 있어 안정감을 준다.
서플로는 콘 사토시 감독을 비롯하여 각본, 음악, 음향, 작화 감독, 성우 등 주요 제작 스탭들의 인터뷰가 수록돼 있으며 콘티, 레이아웃, 미술 보드, 원화 등도 볼 수 있다.
| 조이뉴스24 /송로사 애니메이션 칼럼니스트 minmay77@hanmail.net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포토뉴스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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