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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리미노이드(242회) …제8장 메시아의 눈물 (43)


 

그러나 오래갈 수는 없었다. 워어트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나이튼은 이제야 기억이 났다는 듯이 대답했다.

“아, 그것 말이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제 집에 데려다 놨소이다.”

“집에?”

“그렇소.”

“죄수의 자식을?”

“안되나?”

“행정처에 정식 등록을 했습니까?”

워어트는 차분하게 나이튼을 궁지로 몰았다. 나이튼은 재빨리 바이스톤 성주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신경질적으로 콧수염을 매만지고 있었다.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겼거나 기분이 상했을 때 나오는 습관적인 행위였다. 나이튼은 어떡해서든 위기를 수습하려 진땀을 흘렸다.

워어트가 다시 무표정하게 질문공세를 시작했다.

“질병 테스트를 했습니까?”

“그럴 필요는 없을 거야. 건강하고 깨끗한 청년이야.”

나이튼의 답변에 바이스톤이 쯧쯧 혀를 찼다.

워어트는 바이스톤이 무슨 말을 할 것 같아서 잠시 기다렸다. 그러나 그의 입이 열리지를 않자 다시 나이튼에게 돌아섰다.

“필요 유무는 행정처가 판단합니다. 모든 종류의 위험 물질을 신고하고 관련부처에 등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저희 경비대가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아, 알았네. 당장 질병 테스트를 받도록 하지.”

“늦었습니다.”

“늦다니.”

“저희 경비대가 알아서 처리하고 있을 겁니다.”

“무얼? 지금 내 집에 당신 대원들이 갔다는 말인가?”

“포스랜드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는 즉각 추방 조치합니다.”

“누구 맘대로?”

나이튼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P-303 권력서열로 따지자면 한참 아래인 경비대장이 감히 자신을 범죄인 취급하며 심문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이튼은 얼굴이 벌개졌다. 그는 분을 삭히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다.

“죄수를 집에 고용하여 노예로 사용하는 집이 나 하나 뿐인가? 새삼스럽게 왜 난리법석이야.”

“그들은 포스랜드 거주권을 받은 안전한 죄수들입니다.”

“그러니까 당장 테스트를 받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 당장 대원들을 소환해.”

“이미 늦었습니다.”

워어트의 냉정함 때문에 나이튼의 인내심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는 바이스톤을 의식할 수 없을 만큼 화가 나 있었다. 그는 나지막이 어금니를 깨물었다.

“워어트 대장, 경고하는데 이건 당신이 신경 쓸 일 아니야.”

“신경이 쓰입니다.”

“내 사생활이란 말이다. 그러니 관심 갖지 마라.”

“저는 타인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난 포스랜드 방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제 본분을 다할 뿐입니다. 왜 그 죄수를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았습니까?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수석 비서관께서. 이유가 뭡니까?”

“나를 심문하는 건가?”

“대답하십시오. 아니라면 나이튼 수석을 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

“체포하다니! 이런 건방진!”

나이튼은 손을 들어 내리칠 자세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워어트가 민첩하게 총에 손을 가져다대며 차분히 응대했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위험물질은 단 하루를 보관하더라도 즉각 행정처에 등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법입니다.”

“그 정도는 나도 알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animor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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