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준영 기자] 'PD수첩'이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춘천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해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대규모 청동기 유적을 파묻고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들어설 수 있었던 숨은 배경에 대해 집중 추적했다.

'PD수첩'에 따르면, 강원도와 최문순지사는 조건부 개발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강원도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명목 하에 춘천 레고랜드 개장에 힘을 쏟았다.
강원도는 애당초 레고랜드 사업 추진을 위해 시행사인 엘엘개발을 설립했다. 당시 엘엘개발의 총괄 대표는 민건홍 씨로 2018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가 사용한 접대비와 선물 가격이 3억 5000만원에 달했다. 그는 서신을 통해 "가벼운 선물 정도만 전달했으며 문화재청 매장분과위원회 심사위원들을 최문순 도지사가 1대1로 만나서 설득한 사실은 있다"고 했다.
이날 'PD수첩'은 당시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인 심정보 씨가 최문순 지사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심 씨는 다른 분들께 사정을 한 것 같다며 로비 정황을 언급했다.
개발과 보존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을 때 최문순 지사가 더 윗선에 로비를 한 것 같다는 증언도 보도됐다.
민건홍 전 대표는 "최문순 도지사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의 면담 후 나선화 청장께서 중도현장답사가 이뤄졌고,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직원들의 태도도 많이 협조적으로 바뀌었다. 나선화 청장의 현장답사 후 최문순 도지사 등이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긍정적인 대화가 오가는 등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전임 문화재청장이 8개월 만에 물러나고 나선화 청장으로 갑자기 교체된 것이다
중도의 1차 발굴은 5개 민간단체가 나누어서 조사했다. 부실 발굴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발굴 비용이 줄어들었고, 발굴 현장이 통제됐다. 전문가들의 발굴 현장 방문도 막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결국 사업비 일부를 마련하기 위해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서고, 엘엘개발이 2050억원을 대출받았다. 2013년, 레고랜드 본사인 멀린과 계약을 체결했으나 강원도에는 불평등 계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초부터 영국의 멀린사가 이름만 빌려주고 전혀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3월, 엘엘개발은 STX건설과 시공사 계약을 체결했으나 STX건설 관계자는 제작진에게 땅이 안 팔려 돈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공사를 못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인 엘엘개발이 대출한 2050억원은 기반 시설 조성을 위한 목적사업비이기 때문에 본 공사 비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엘엘개발은 멀린사가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바꿨다. 레고랜드 시공에서 손을 뗀 것이다. 강원도에 유리한 사업 개편으로 들리지만 문제는 멀린사가 먼저 돈을 건네지 않는다는 것이다. 멀린사는 애초보다 놀이 시설을 축소해 1000억원대로 공사비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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