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0년대 흘러간(?) 노래를 다시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탑골공원이라는 단어가 ‘레트로’를 상징하는 대명사로 등장했습니다. 최근 태사자의 김영민이 탑골공원이라는 닉네임으로 복면가왕에 등장해 관심을 끌기도 했고, 과거 활동 당시에도 그리 유명세를 얻지 못했던 양준일은 슈가맨에 출연, ‘탑골 GD(지드래곤)’라는 별칭을 얻으며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탑골공원은 원래 어르신들의 놀이터였죠. 이것을 빗대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어른(?)들이 자주 찾는 유튜브 공간(채널)이라는 의미로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이 채널에서는 주로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에 유행했던 음악을 틀어 줍니다.

이 (온라인) 탑골공원은 원조는 지난해 8월 오픈한 SBS의 유튜브 채널방송 ‘케이팝클래식’을 꼽습니다. 이 케이팝클래식은 90년대 SBS인기가요 프로를 스트리밍하면서 순식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18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음악과 함께 제공되는 채팅에서 “나 때는~”을 말하는 채팅 글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지금은 KBS 가요톱텐 등 타 방송사들도 이와 비슷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탑골공원이란 명칭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면서 이 채널의 운영자를 공원관리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탑골 채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들에게는 ‘탑골 가수’ 라는 별칭이 주어집니다. 앞서 말한 양준일을 ‘탑골 GD’라고 하듯이 백지영은 ‘탑골 청하’, 김현정은 ‘탑골 에일리’, 이정현은 ‘탑골 레이디가가’, 이소은은 ‘탑골 선미’, 이지훈은 ‘탑골 이승기’로 불립니다.

온라인 탑골공원이 인기에 힘입어 이 같은 레트로 감성의 음악 프로그램들이 아예 공중파나 종편 방송의 정규 프로로 잇따라 등장, 방송 예능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아가는 추세입니다. 오랫동안 인기프로로 자리잡은 불타는청춘에 이어 탑골 GD를 발굴한 슈가맨, 올드송감상실 콩다방, 배철수 잼 등이 최근 오픈,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탑골공원’은 이제 음악 이외의 영역에서도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용어가 됐습니다. 옛날 드라마를 재방송하는 탑골드라마, 과거의 배구경기를 재방송하는 ‘V리그 탑골공원’ 등의 유튜브 방송이 탑골의 이름을 달고 인기를 얻고 있으며 90년대 레트로 디자인을 재현한 상품을 지칭하는 '탑골스타일'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오늘같이 추운 날에는 온라인 탑골공원을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한솔 객원 기자 j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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