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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번 울었다"…'인간수업' 김동희, 포주 '삼촌'의 두 얼굴(인터뷰)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지수의 상태에 최대한 근접하기 위해, 3일 밤을 샌 적도 있어요."

청소년 성범죄를 다뤄 'n번방 사건'을 연상케 하는 '인간수업'에서 김동희는 두 얼굴을 보여준다. 학교에서는 착실한 모범생이지만 학교 밖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 이해할 수 없고, 이해 받을 수도 없는 캐릭터를 오롯이 표현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인간수업' 김동희[사진=넷플릭스]
'인간수업' 김동희[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10대들의 이면을 예리하게 그려내 뜨거운 반향을 이끌어냈다.

김동희는 "'인간수업'이 나가고 난 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뜨거운 반응으로 돌아왔다. 주변에서 잘 봤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신기하고 배우로서 처음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가장 친한 주위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해줬을 때 '내가 주연이라 재미있다고 해주는 건가' 의심이 들었다. 낯설게 느껴지고 아직 실감을 잘 못하는 중이다"라고 주변 반응을 전했다.

김동희는 '인간수업'에서 극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지수 역할을 맡아 첫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수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지수와 만날 수 있었다.

김동희는 "감독님과 미팅 때 정말 솔직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의 제목도 모르고 지수의 이름도 몰랐다. 영상 오디션이었는데 두 줄로 설명이 있었다. '꿈의 가격이 9천만원'이라는 이 친구에게 호기심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는 "2차, 3차, 마지막 오디션을 보면서 지수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부담감이 컸다. '왜 나에게 맡기는 거지?'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셨던 것 같다"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지수는 극중 조건만남 주선 모바일 어플을 개발해 운영하는 고등학생이다. 학교에서는 마냥 어리숙해 보이고 존재감이 없지만, 학교가 끝나면 아찔하고 위험한 사업에 몰두하는 이중적인 캐릭터다. 청소년 성범죄를 저지르는 그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논란의 인물이다. 김동희 역시 지수를 연기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지점이기도 하다.

'인간수업' 김동희[사진=넷플릭스]
'인간수업' 김동희[사진=넷플릭스]

김동희는 "지수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지수라는 큰 벽이 있었다. 제가 느꼈을 때 지수는 자살 직전까지의 감정으로 갔다. 불안함과 두려움, 초조함으로 도망가고 싶은데 갈 데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다. 복합적인 감정이라 표현하는데 솔직히 너무 어려웠다. 최대한 지수의 상태에 집중하려고 했다. 최대한 많이 제 에너지를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동희는 또 "최대한 근접하게 그 감정을 가져가려 했다. 지수가 잠을 설칠 때, 그 감정이 어려울 때는 같이 밤새자는 마음으로 3일을 새고 (촬영장에) 간 적도 있다. 지수의 상태와 근접하게 만들려고 했던 마음이 컸다"고 고백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는 자신이 성범죄가 이루어진 채팅방의 '삼촌'이라는 것을 알게 된 민희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신을 꼽았다.

김동희는 "민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펑펑 우는 장면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그 신은 본능적으로 나온 지수의 상태, 심정에서 나왔다. 몇 십번 울었다. 살짝 울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 감정은 절벽 끝의 복합적인 감정이다. 지수를 이해하고 연기하기보다, 지수의 심정대로 최대한 만들어보려 했다.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동희는 '인간수업'을 '도전'이라고 표현하며 "예측하지 못했으니까 어떻게 그려낼지 몰랐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고 부담감도 많았고 두려움도 많았다. 촬영하는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인간수업'은 청소년 성매매 및 포주와 같은 자극적 범죄가 'n번방' 사건을 연상 시킨다는 반응도 많다. 김동희는 드라마 촬영이 모두 끝난 뒤 'n번방' 사건을 접한 뒤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김동희는 "촬영을 작년 8월에 마쳤다. 지수라는 인물과 '인간수업' 대본을 보고 난 뒤 (10대 성범죄) 사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그 당시에도 깜짝 놀랐다. '이런 사건들이 이렇게나 많았어'라고 했다. 저도 몰랐고 주변 사람들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사건이 터지면서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 것 같다.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라며 "'인간수업'이라는 작품이 좋은 쪽으로 영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관심이 더 필요하고, 더 많은 경각심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나.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엄격하고 엄중하게 처벌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수업' 마지막회는 범죄의 중심에 섰던 지수와 규리의 묘연한 행방을 담아냈다. 열린 결말로 시청자들에 다양한 물음표를 던지면서 시즌2 제작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인간수업' 김동희[사진=넷플릭스]
'인간수업' 김동희[사진=넷플릭스]

김동희는 "공개되고 난 뒤 생각해 봤는데 둘이 도망치고 난 뒤에 여러가지 스토리를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측불가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어떠한 스토리가 될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작가님에게 조만간 여쭤볼 생각이다. 열린 결말인 만큼 여러가지 스토리로, 여러가지 방향성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희는 '인간수업'으로 또 한 번 화제가 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제 데뷔 3년차인 그는 웹드라마 '에이틴' JTBC '스카이캐슬' '이태원 클라쓰' 등 화제작에 잇달아 출연했다.

작품을 보는 남다른 안목을 묻자 "뭔가 끌리는 것이 있었다. '못하더라도 무조건 부딪혀봐야겠다'라는 작품들을 더 열심히 열정적으로 했다. 작품이 잘 됐다"라며 "제 안목이 좋아서 그런건 절대 아닌 것 같다"고 웃었다.

초고속 성장이 무섭지는 않을까. 그는 "무섭다"면서도 "연기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두려움은 짊어지고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과감하게 해보자는 생각을 한다. 무섭지만, 과감하게 도전해보고 넘어질지언정 다시 일어서면 된다. 겸손하게 차분하게 해나가고 싶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인간수업' 촬영과 '이태원 클라쓰'까지, 열일 행보를 해온 '쉼'의 시간을 가지며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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