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섹스에 관한 남모를 비밀을 한가지쯤 몰래 간직하게 된다면 좀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발칙하고도 도발적인 로맨틱 섹스 코미디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이런 별난 상상을 정말 스크린으로 담아냈다.
세 자매와 한 남자가 동시에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무려 4각 관계라는 것만으로도 꽤나 충격적인 소재지만 눈부실 만큼 멋진 이병헌의 살인 미소와 최지우 김효진 추상미 등 걸출한 세 여배우의 깜찍한 변신을 로맨틱 코미디로 담아 감춘다.
따라서 영화를 보면서 비윤리적인 충격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폭소와 몰래 엿보기의 쾌감만이 경쾌하게 이어진다.
세 자매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구성으로 옴니버스 스릴러라는 수식어까지 붙은 이 영화는 영국 BBC와 아일랜드 프로덕션이 공동제작한 영화 '어바웃 아담'>의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한 것이다.

원작 영화의 설정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그대로 옮긴 것은 다소 아쉽지만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좌충우돌 연기로 쉽게 말하기 어려운 성인들의 감춰진 성적 욕구와 자유연애관, 완벽한 남자를 꿈꾸는 여자를 마치 동화처럼 그려냈다.
1.85대1의 와이드 영상은 최근들어 부쩍 수준 높아진 한국영화 DVD의 우수한 화질을 또다시 확인할 수 있다. CF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화려한 색감과 등장 인물들의 표정이 비교적 섬세하고 뽀사시하게 잘 표현됐다.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로 제공된 음향도 코미디라는 장르라는 것은 감안할 때 안정된 소리와 대사를 들려준다. 재즈와 경쾌한 가요음악, 팝뮤직을 골고루 배합한 스코어 역시 영화의 경쾌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편이다.
스페셜 피처로 넘어가면 세 여배우만의 음성해설이 제공되는데 진짜 친자매처럼 촬영과 각자의 베드씬 등에 얽힌 뒷 얘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또다른 코멘터리로 장현수감독 김영철 촬영감독 노효만 비주얼디렉터 등이 제작에 대한 얘기를 따로 들려준다.
서플 디스크에는 촬영현장 스케치와 배우 인터뷰, 대본연습 장면, 포스터 촬영과정 등 다채로운 제작과정 영상이 수록됐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또다른 엔딩 장면과 메이킹 영상인데 이 결말은 이병헌이 하늘에서 내려온 미남 천사라는 꽤 코믹한 설정이다.
이밖에 김효진에게 노래 지도를 해준 재즈가수 윤희정과의 듀엣 공연실황, 엑스트라와 스태프들의 숨겨둔 비밀 고백 등은 DVD만의 깜찍한 재미를 더해준다.
| 조이뉴스24 /김종래 DVD 칼럼니스트 jongrae@papadv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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