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낮은 자리에서 모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무하고 지휘하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17대 총장 선거가 오는 25일로 다가왔다. 학생 직선제로 선거제를 운영한지 2회째를 맞는 이번 총장선거에는 총 8명의 후보가 출마해 경합을 벌인다.
쟁쟁한 후보들 가운데 조기숙 무용과 교수가 첫 예술계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대 무용과 발레 전공으로 경영학과 박사 과정을 마친 조기숙 교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 교육청 문화예술교육 자문위원, 이화여자대학교 문화예술 도시재생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문예진흥기금, 문화바우처, 베니스비엔날레, 창작지원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결정하는 예술계 주요 기관이다.
이대를 대표하는 무용과 교수로서 평생을 학교 발전과 인재 육성에 힘써온 조 교수가 총장으로 선출되면 첫 예술계 출신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조 교수는 출마의 변에서도 "변방에서 나오는 진실된 목소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동안 정경계를 중심으로 총장이 선출돼 온 것과 달리 첫 예술계 총장 후보라는 점에서 이색적이고 색다른 시각의 참신한 운영이 기대된다.

◆ "악화된 이대 재정, 정상화 급선무"
조 교수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책무로 재정을 꼽았다. 후보 3번으로 나선 조 교수는 소견발표를 통해 이대 재정의 현상황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경제 전문가 10인과 팀을 구성 3년여에 걸쳐 학교 재정 문제에 대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이대가 지난 3년간 재정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지난해는 4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대는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와 비교 시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조 교수는 주장했다.
조 교수는 "재정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은 아름다운 말잔치로 끝난다"며 "현재 이대는 직원들의 복지, 교수들의 연구지원, 시설 확충 및 보수, 학생들의 장학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와 이 문제를 깊이있게 살펴보고 재정을 확충할 10대 확보안을 마련했다. 매년 1천억원 이상 확충할 방안이 준비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 대안으로는 운영 수입과 자산 수입 중 운영 수입을 확실하게 충족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대학원 정원 미달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 손실 등을 줄여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무용이 전공이나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만큼 경영과 경제에도 능통하다. 이같은 기반 지식과 10명의 전문가 팀과 함께 이화여대의 열악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당찬 각오가 돋보인다.

◆ "말보다 행동으로...전체를 아우르는 '지휘자될 것"
몸으로 표현하고 춤을 통해 세상에 메시지를 던져온 조 교수는 "말이 아닌 몸, 행동을 중시한다"라고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작품 공연을 총괄하면서 각자가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휘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총장은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각자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라며 "고르게 조율하고 소통하면서 일을 더 잘하게 만드는 최고의 지휘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자신이 평생을 해온 발레를 백조에 비유하며 조 교수는 "물 밖에서는 우아하게 보이지만, 물 밑에서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백조"라고 설명했다. 백조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움직이며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친구같은 총장이 되겠다는 목표다.
"가슴에 이화를 품고 더 위대한 이화를 꿈꾼다"는 조 교수. 동문들과 무용계는 그의 꿈이 현실화될 지 주목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some@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