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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 G7, 한국 포함 ‘D10’으로 개편 가능성


G7+한국·호주·인도 결집해 중국·러시아 등 확장하는 권위주의 체제 저지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한국이 선진국 클럽인 ‘D10’에 들어가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D10’은 G7에 한국·호주·인도 등 3개국이 가세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자유민주주의 동맹이다. 중국·러시아 등을 통해 확장하는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억제를 목표로 한다.

G7이 한국, 호주, 인도 등이 가세한 D10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티스토리]
G7이 한국, 호주, 인도 등이 가세한 D10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티스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면교사는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미국에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이었다. 트럼프의 종교 ‘아메리카 퍼스트’는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민주진영을 붕괴시켰고, 중국·러시아 등의 권위주의 제가 세력을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가운데서 트럼프 대통령과 뚜렷하게 다른 것은 미국 동맹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지난 1990년대 초 형성됐다 시들하게 된 ‘워싱턴 컨센서스’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1990년대 초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IBRD), 미국내 정치경제 학자, 행정부 관료 등의 논의를 거쳐 정립된 개념이다. 미국식 시장 경제체제의 대외 확산 전략을 뜻하는 말이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이러한 움직임을 ‘D10’ 전략으로 명명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에 한국·호주·인도 등 3개국이 가세하는 형태다.

우선 이러한 움직임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로부터 나왔다. 지난 주 존슨 총리는 다음 달 웅대한 계획을 갖고 인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올해 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존슨 총리는 영국이 주재하는 내년 G7 정상회의에 한국 등 3개국을 초청할 계획이다.

존슨 총리의 이러한 구상은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연합의 우산에 의지하지 않고 강대국으로서 홀로 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이 이해 관계를 공유하고 공통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명분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도 수 개월 동안 유럽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을 강화하고, 세계의 자유민주주의를 강화하는 한편, 독재자와 반자유주의 지도자들에 대항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끔 민주주의 국가들의 보다 강력한 협력을 부르짖기는 했지만, 실제 미국의 외교 관계를 포클레인 쇠뭉치처럼 부셔버렸는데, 바이든 당선자의 이러한 태도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거부를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일방적인 외교는 미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강화되고 있는 독재자들의 도전에 응답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느끼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독재자는 트럼프 행정부 동안에는 지정학적 기회를 폭넓게 활용한 것이 사실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4년 동안 미국 동맹국들의 분열을 심화시키고, 지구촌의 규범을 변형시켜 왔다. 중국 정부는 중국이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세기 대부분을 관통하는 국제 정치의 틀이 마련된 ‘워싱턴 콘센서스’가 냉전 종식 이후 같이 붕괴됐다는 것이 서방 국가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백악관에 들어가는 바이든 당선자를 국제사회는 기대의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워싱턴 컨센서스’의 부활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30년 전만 해도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은 역사의 완성을 외치면서 계속되는 자유의 행진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지위에서 내려오자 마자 자유는 후퇴했다. 포퓰리즘의 증가로 민주주의에 대한 자기 회의라는 중병에 걸린 서방 국가들을 구해 내는 데는 지금처럼 좋은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D10’ 결성은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바이든 당선자의 계획과 함께 권위주의 체제 국가들의 행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이상적 구상이라는 것이다.

‘D10’은 정확히 말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지난 2008년 미국 국무부에서 제일 처음 민주주의 블록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 개념은 ‘D10’이 자유민주주의가 계승되기 힘든 시대에 더 좋은 전략을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구라는 것이다.

그러나 ‘D10’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촌 상황은 냉전 이후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강대국 사이에서 통합이라는 개념이 쉽게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중국의 인구와 경제 성장을 보면서 ‘D10’의 결집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D10’의 결집된 경제 규모는 21세기 내내 중국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D10’이 중국에 대항하는 축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대신 바이든 행정부와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정책에서부터 기후 변화, 이란 핵협상 해결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의제에 걸친 전략을 모색하는 포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가 인도를 ‘D10’에 포함 시키려는 시도를 지적하면서 블록 개념에 함정이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대규모의 민주주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힌두민족주의 정부가 소수 민족을 다스리는 정책에 국제적으로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D10’이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가 회원이 되고, 또 단순히 만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좋고 귀중하다는데 사실에 대해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 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적 규범과 가치가 ‘D10’ 개념의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하지만, 서방 국가에서 불고 있는 포퓰리즘은 이미 몇몇 국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러한 규범과 가치를 지킬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적대감은 부분적으로 트럼프 이전의 행정부가 중국을 다루는데 너무 순진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트럼프 이전의 행정부는 자유주의적인 국제 시스템의 규범과 규칙이 갖는 순수한 무게로 인해 중국이 자유주의 울타리에 들어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목격해 왔다.

바이든 당선자는 중국에 대해 인권 문제를 다시 제기할 것이고, 그러한 태도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 정책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환영을 받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 그리고 트럼프 이전의 행정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은 더 이상의 순진한 대중국 정책에서 탈피해 강경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D10’ 결성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 서두를 필요가 있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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