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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드라마, '아줌마의 힘'은 무서웠다


 

'아줌마의 파워가 올 한해 시청자들의 눈을 확 사로잡았다.'

언제부턴가 '아줌마'라는 단어는 '촌스럽고, 억척스럽고, 극성맞은' 유부녀의 대명사처럼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줌마'들의 힘이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숨은 동력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올해 인기 TV 드라마들은 이런 아줌마들의 잠재력을 수면위에 드러내며 전국에 산재한 아줌마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결혼 후 출산과 육아, 가사일에 시달리며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린 듯한 자괴감에 시달리던 주부 시청자들은 브라운관에서나마 사랑과 자아를 함께 찾아가는 동료 '아줌마'들의 모습에 소리없는 박수를 열렬히 보냈다.

이들 드라마가 미친 영향 때문에 불황으로 고통받던 주부들이 용기를 내어 생업전선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함께 주부들의 실상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전국 주부들의 시선을 TV 속에 붙잡아둔 주인공들은 억척스러운 우리 아줌마들의 위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이혼이 전화위복, 혼자 힘으로 일어서다

KBS '두번째 프러포즈'에서는 이혼 후 혼자 힘으로 일어서는 아줌마 미영의 이야기가 전개됐다.

어린 여자를 사랑한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이혼을 선포하자 아줌마는 막막해진다. 하지만 오히려 이혼이 전화위복이 돼 미영은 성공한 사업가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생기 넘치는 인생을 찾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만 그것은 미영이 노력하고 인덕을 쌓은 덕분이지 넋놓고 있는 그에게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아니었다.

KBS 주말 드라마 '애정의 조건' 역시 마찬가지다. 남편의 외도로 인해 결별한 금파(채시라)는 당장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시작한 피자 배달을 계기로 새로운 스타일의 피자도 개발하면서 당당한 피자 가게 사장으로 거듭난다.

결별 당시 아이도 뺏기고 경제력도 없는 금파였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후회한 사람은 '애인'이 아닌 '아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깨달은 변호사 남편 정한(이종원)이었다.

비록 두 사람의 재결합은 찬반 논란을 낳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일을 겪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런 아픔이 있었기에 세상에 눈을 뜬 것 같다"는 금파의 고백은 무척 현실감 있게 들린다.

가끔은 나도 '반란'을 꿈꾼다

MBC '천생연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미인 황신혜가 억척스런 아줌마의 모습을 선보여 더욱 화제를 모았다.

화려한 처녀시절을 보내고 연하의 남편과 결혼하며 세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그였지만 생활고에 부딪치자 어쩔 수 없이 억척녀가 되고 만다.

하지만 어느 날 남편의 바람기를 깨닫고 충격을 받은 그는 머리를 질끈 묶었던 머리끈과 함께 가정에 묶어두었던 자아도 함께 풀어버리고 사회로 당당히 나선다.

남편을 좀 더 이해하면서 결국 화해의 수순을 밟게 되는 것도 그가 성공의 달콤함과 함께 사회의 쓴맛을 본 이후다.

SBS 금요드라마 '아내의 반란'에도 남편 때문에 인생이 괴로운 세명의 주부가 등장한다. 각자 다른 성격만큼이나 다른 이유로 힘들어 하는 세 사람은 결혼 생활의 '반란'을 꿈꾼다.

평온해 보이는 결혼 생활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 '할 말은 하는' 아줌마들의 당당한 모습을 선보인 이 드라마는 주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혜롭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바라는 것은 '이혼'이 아니다. 힘들고 때로는 악악거리며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고 남편을 이해하고자 하는 '통 큰'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또다른 차원의 귀감이 되고 있다.

남편 아닌 다른 남자가 나를 바꿨다

얼마 전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며 막을 내린 MBC '12월의 열대야'는 평범한 주부 영심(엄정화)이 사랑을 계기로 달라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어린 나이에 우연히 좋은 집안에 시집가서 '가정부', 혹은 '살림하고 애 키우는 기계' 취급을 받아오던 영심은 처음으로 발견한 진정한 사랑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용기를 내는 방법도 배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영심의 선택이 진정 옳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생애 한번 찾아오는 깊은 사랑에 눈물 흘리는 '아줌마' 영심의 모습은 '아줌마도 여자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조이뉴스24 /배영은 기자 youngeu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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