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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예지 논란에도…'내일의 기억', 잘 만든 스릴러의 묘미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에게서 내가 모르는 다른 실체가 있음을 알게 됐을 때의 섬뜩함. '내일의 기억'은 이 두려움의 감정을 기억이라는 소재와 잘 버무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수진(서예지 분) 옆엔 자상한 남편 지훈(김강우 분)이 있다. 그는 수진을 지극적성으로 보살피면서 캐나다 이민을 준비한다. 하지만 수진은 집에 돌아온 후 마주친 소녀에게서 벌어질 위험한 미래를 보면서 혼란에 빠진다.

서예지 김강우 주연 '내일의 기억'이 21일 개봉됐다. [사진=아이필름 코퍼레이션/CJ CGV]
서예지 김강우 주연 '내일의 기억'이 21일 개봉됐다. [사진=아이필름 코퍼레이션/CJ CGV]

'내일의 기억' 김강우, 서예지 [사진=아이필름 코퍼레이션/CJ CGV]
'내일의 기억' 김강우, 서예지 [사진=아이필름 코퍼레이션/CJ CGV]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는 가운데, 길에서 우연히 만난 옛 직장 동료로부터 지훈에 대한 믿기 힘든 얘기를 듣게 된다. 때마침 발견한 사진 속 남편 자리엔 지훈이 아닌 다른 남자가 있었고, 수진은 지훈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가장 가까운 타인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그 빈자리에 불신과 공포가 채워질 때의 두려움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수진에게만 보이는 한 소녀의 미래를 시작으로, 계속되는 환영과 어긋난 기억들은 수진 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도 진실찾기에 몰두하게 만든다. 수진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반복될수록 두려움이 커지는 동시에 긴장감과 몰입감도 배가된다.

모든 것을 의심하며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수진과 그런 수진의 의심에서 벗어나야 하는 지훈. 서유민 감독의 촘촘하게 잘 짜여진 이야기 구성과 반전은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여기에 배경이 되는 아파트를 비롯해 곳곳에 심 어놓은 반전의 키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강우가 '별책부록'으로 언급했던 멜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선과 사건의 과정을 곱씹게 되는 지점이기도 해 엔딩이 더욱 먹먹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김강우와 서예지의 열연은 '내일의 기억'을 꽉 채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의 소유자인 김강우는 미스터리한 남편 지훈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다. 비밀과 반전을 숨긴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하기 어려울 수 있음에도 김강우는 그간 탄탄하게 다져온 연기력을 폭발시키며 시선을 압도한다. 다정한 사랑꾼이었다가 금세 얼굴색과 분위기를 바꾸는 김강우의 연기 내공이 일품이다.

'내일의 기억' 서예지, 김강우 [사진=아이필름 코퍼레이션/CJ CGV]
'내일의 기억' 서예지, 김강우 [사진=아이필름 코퍼레이션/CJ CGV]

서예지 역시 혼란스러운 수진의 감정을 무리 없이 연기해내며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 특유의 낮은 목소리 톤도 극의 색깔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개봉을 앞두고 터진 서예지의 논란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극의 탄탄한 짜임새와 배우들의 열연만으로도 극에 몰입하기 힘든 지점이 분명 존재한다. 서유민 감독은 "영화는 영화로 봐달라"라고 호소 어린 당부를 건넸지만,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1일 개봉. 러닝타임 99분. 15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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