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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모범택시' 김의성 "존경스런 이제훈·의연한 표예진, 시즌2 가능성은"


"처음으로 응원 받아본 캐릭터, 대리만족 했다면 대만족"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배우 김의성이 '모범택시'를 통해 또 한 번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는 극중 '무지개 운수'와 '파랑새 재단'의 대표를 겸임하는 장성철 역으로 복수 대행으로 악을 처단한 뒤, 피해자와 가족을 보살피는 다면적 연기로 시청자의 애정을 한몸에 받았다.

'모범택시'는 무지개 운수 멤버들이 다시 범죄가 창궐한 세상 속 재회하는 모습을 끝으로 종영했다. 시즌2에 대한 암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말 많고 탈 많았지만 시청률 호성적과 배우들의 호연, 강렬한 에피소드까지 더해지며 아름답게 끝맺어진 '모범택시'다. 김의성은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모범택시' 비하인드 스토리와 시즌2 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아래는 김의성과의 일문일답.

배우 김의성이 SBS '모범택시'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이스트]
배우 김의성이 SBS '모범택시'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이스트]

◆'모범택시'가 종영했다.

6개월동안 100명 넘는 사람이 모여서 일했다. 큰 사고 없이 코로나19 시국 속 안전하게 촬영해서 다행이다. 촬영 마친 것 자체에 감사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아서 감격스럽다. 뿌듯하고 행복하다. 마무리는 진하면서도 차분하다. 고구마에 지친 여러분들에게 사이다까진 아니더라도 식혜같은 걸 드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드라마 말미 '모범택시' 시즌2 뉘앙스를 풍겼다.

사실 전혀 진행된 바 없다. 마지막 신을 찍으면서 배우, 스태프 모두 '몇 달 있다 다시 보자'라는 느낌을 서로 주고 받았다. 우리끼리도 툭툭 시즌2 얘기를 하긴 했다. 물론 배우라면 시즌제 드라마에 있어서 '좋은 얘기를 같이 더 하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내 이미지가 여기 고정되면 어떡하지'라는 양가적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시즌2까지는 걱정보단 기대가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대표는 시즌2 앞쪽 정도는 연결해줘야 하는 캐릭터라 생각한다.

◆'모범택시'도, 또 '빈센조'도 사적 복수 드라마였다. 이런 드라마가 왜 인기가 있을까.

세상 돌아가는 것 궁금할 때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살펴보는데, '법이 과연 이대로 충분한가'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충분히 벌을 주는가, 공평하게 벌을 주는가에 대한 불만이 많이 보인다. 실제 공권력이나 법이 문제라는게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느낀다는 거다. 그래서 불만족스럽고 답답한 부분을 뚫어줄 수 있는 것이 당연히 인기를 끌 수 있지 않나 싶다.

배우 김의성이 SBS '모범택시'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이스트]
배우 김의성이 SBS '모범택시'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이스트]

◆장대표 캐릭터는 극단을 오가는 캐릭터라 해석이 어려웠겠다.

이번 캐릭터가 좀 더 어려웠다. 실제로 대사를 외우고 익히는 건 나중 이야기다. 이 사람을 좋아하지 못하면 이 인물을 연기할 수 없다. 장대표는 좀 분열적인 인물이다. 낮에는 착한 일 하고 울고 김장하고 연탄배달하다가 밤에는 눈 하나 깜짝 않고 폭력을 가했다. 이걸 이해 못하면 표현을 못한다고 생각했다. 난 이 사람은 정신적으로 아프다고 생각했다. 비정상이라 보고, 이 사람의 이상 행동은 깊은 상처와 충격이 완쾌되지 않은 흉터라 여겼다. 그렇게 바라보니 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 다음부터는 좀 쉬웠다.

◆차지연과의 호흡은 어땠나.

차지연을 배우로서 가수로서 그 존재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멋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 분이 드라마에 나올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무대에 주로 서는 분이라서 오밀조밀하게 해야 하는 드라마에 잘 적응할까 싶었지만 걱정은 무슨, 내 걱정을 했어야 했다. 에너지가 커서 내가 주눅이 들 정도였다. 둘 사이는 어떨까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얘기도 나누지 않았다. 그저 현재의 부딪히는 욕망들을 충실히 표현하자고 했다. 암묵적으로 그 신에 대해서 감정이 담긴 리허설도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재밌었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이유는?

모든 에피소드에 분노했다. 젓갈공장 사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한테도 화가 났을 정도다. 그 에피소드는 아주 센 악을 보여준 다음에 악을 처벌하며 시청자에게 이정도의 쾌감을 줄 것이라 약속을 맺는 느낌이었다. 내가 공감했던 건 3, 4회 학원폭력이었다. 이 사건이 작아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라는 그 말이 정말 공감갔다. 나는 학원폭력을 당해보진 않지만 괴롭힘은 누구나 당해볼 때가 있지 않냐. 그 때 정말 힘들었거든. 자라날 때는 그런걸 더 심각하게 느껴진다.

◆무지개 운수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단죄한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나도 이 부분을 걱정했다. 다 불법 행위들을 하는 것 아니냐. 부정적 인물들이 불법행위를 하는건 괜찮지만, '모범택시'의 경우 주인공이 사회적으로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라 걱정을 했다. 표현의 수위도 높았다. 하지만 그 부분은 기우였다.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 못할 분들이 아니지 않나. 이 드라마를 보고 답답한 현실에서의 돌파구 정도로 잘 즐겨주신 것 같다. 표현 수위의 경우에도 19세 이상이다보니 성인들이 즐기기엔 무난했던 오락물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무지개운수에 사적 복수를 의뢰하고 싶나.

나는 운좋게 잘 살아왔다. 개인적으로 미운 사람이 있을 때도, '그 사람도 내게 한이 없겠어?' 하면서 역지사지 하며 살아왔다. 사적으로 복수를 의뢰할 정도의 원한은 없다.

배우 김의성이 SBS '모범택시'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이스트]
배우 김의성이 SBS '모범택시'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키이스트]

◆방송 전 표예진이 뒤늦게 합류하며 선배로서 신경 쓸 부분도 많았을 듯 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면 젊은 배우들에 비해 감독에게 이런 저런 제안을 하기 쉽지 않나. 그래서 이번에 감독님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다. 작은 기여가 있었을 것이다. 하하. 표예진으로 바뀐 뒤엔 일의 전후사정이 어떻게 됐든 이 사태를 감당해야했다. 내가 '즐겁게 찍읍시다'라고 편하게 말한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표예진 합류 후 스케줄표를 봤는데 표예진이 찍어야 할 신이 하루에 60신이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전화해서 '배우에게 이렇게 하면 안된다. 반으로 줄여야 한다. 그 사이에 우리 거 더 찍읍시다'라고 제안했다. 감독님도 그 부분을 전혀 몰랐다고 하셨다. 이런 얘기를 하는거다. 표예진이 이 스케줄표를 보고 못하겠다고 말할 순 없지 않았겠냐. (표예진이 많이 고마워했겠다.) 내가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다. 난 눈물을 흘려줄 줄 알았다. 하하.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고.

우리 배우들이 너무 좋은 배우들인데 까불고 활발한 배우가 없다. 그나마 이제훈이 제일 까부는데, 너무 바빠서 까불 수 있는 시간도 없었다. 그러니 내가 해야지. 나이 든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화났나?'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너무 신나게 있으면 다들 절레절레 하니까. 선을 잘 찾아야 한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회당 게스트들이 많아서 우리들끼리 연기하는 분량이 많지 않았다. 그저 단단하게 자기 자리에 잘 있어줬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훈은 책임감이 대단해서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이솜은 이 업계에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좋고 든든한 사람이다. 담담하고 강하게 편안하게 같이 연기해줬다. 역시 이솜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표예진은 너무 어렵게 들어왔는데 의연하게 120% 잘해줬다. 결과도 표예진에게 좋은 결과였다. 장혁진 배유람은 말할 것도 없이 어느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배우다. 대본에 나온 것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각 에피소드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정말 어려운 역할을 열심히 해줬다.

◆장대표가 '모범택시'에서 눈을 다치는 장면은 일종의 인과응보냐.

눈을 찔리는 장면이 나왔을 때 되게 좋았다. 죄악과 벌이 상관한다고 생각해서 좋았다. 심하게 다치지 않은 걸로 하려다가 실명에 가까운 타격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처음 감옥세트를 들어갔을 때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 사람을 가두는 자격을 누가 가지냐는 것이다. 죄악일 뿐만 아니라 이 세계에 대한 오만함이라는 생각을 했다. 옳고 그르다를 떠나 부덕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배신하진 않았지만, 장대표를 '최종 빌런'이라 생각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배신 해도 배신이고, 배신 안해도 배신'이라는 글을 봤다. '어쩌라고!'라고 댓글을 달고 싶었다. 하하. 그래서 내 SNS에 헛수고하는 거라는 글을 남겼다. 작은 팬서비스라 생각해달라.

◆마지막 촬영은 어땠나.

차지연이 울려고 했다. 드라마를 처음 하니까 아무래도 종방연에 대한 환상이 있지 않나. 하지만 시국 때문에 할 수 없으니 아쉬워하더라. 난 그 옆에서 '우린 포상으로 해외여행도 갈 수 있었을거야'라고 말해주며 더 슬퍼하게 만들었다.

◆실제 김의성은 정의를 위해 실천하는 사람이다. 요즘은 어떤 이슈에 관심을 두고 있나.

휴머니즘, '인간다움'이 뭘까 생각하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게 갖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만 생각하지 않고 가족과 친척까지, 더 나아가 주변의 사람, 나아가 우리 나라, 지구까지. 그래서 난 사회 이슈가 있을 때 누구나 다 자기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자든 가수든 제약 없이. 하지만 우리 사회가 조금 예민해서,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토론이 아니라 공격하는게 있다. 그래서 인기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최근엔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내 생각이 짧아 경솔히 말해버려서 누군가나 어떤 집단에 상처나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면을 조심하고 있다. 날카로운 비판은 내가 좋아하는 평양냉면 쪽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의성에게 '모범택시'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모범택시'는 식당에서 서비스를 받게 된 작품이다. 응원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장대표 캐릭터를 응원하는 것 아니냐. 처음으로 '이런 세계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받았다. 나를 보는 눈빛이 다르더라. 하하. 시청자들에게 '모범택시'는 역시 계속 보고 싶은 작품이 됐음 한다. 대리만족 할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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