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엄지원, '방법: 재차의'가 더 특별한 이유


"평면적인 캐릭터, 입체적으로 만들려 노력"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영화 '방법: 재차의'의 주연으로 나선 배우 엄지원은 이번 작품이 더욱 특별하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에게도 여름 성수기, 블록버스터 주연, 여성 서사는 모든 게 다 처음이다.

28일 개봉한 영화 '방법: 재차의'는 tvN 드라마 '방법'의 확장된 이야기. 되살아낸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엄지원은 드라마 '방법'에서 정의를 쫓는 사회부 기자 임진희로 분했고, 이번 영화에서는 드라마의 3년 뒤를 그려 독립 보도채널을 차렸고 초자연적인 사건을 추적 중이다.

배우 엄지원이 영화 '방법: 재차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임진희는 드라마의 말미 사라진 백소진(정지소 분)을 여전히 찾던 중 시체가 사람을 죽인다는 사건을 접한다. 동시에 자신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한 남성은 또 다른 살인을 예고한다. 보통 사건이 아님을 직시한 임진희는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

자신이 직접 인터넷 방송 채널을 차린 임진희는 재차의 취재에 열을 다한다. 3년 전에는 백소진과 합을 이뤄 주술적 존재를 쫓고 악에 저항했으나, 현재엔 백소진 없이 혼자의 힘으로,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얻으며 재차의에게 한 발짝 씩 다가간다.

"임진희가 태생적 한계를 가진 인물이기에 어떻게 입체적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자 숙제였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지만, 인물을 막상 연기하려고 할 때는 평면적인 느낌이 있었다. 어떻게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게 만들 것인가가 숙제였다. 블루스크린 연기도 해야 하고 목 졸리는 신 등 어떤 강도로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 것들이 점점 연결됐을 때 전체적으로 능동적인 캐릭터로 보였으면 했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인물이 아니어서 어떻게 진취적으로 보였으면 했다. 저한테는 굉장히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몸에 든 악귀를 능력으로 승화하고 재차의와 대결을 펼치는 백소진과 달리 임진희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상대적으로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정의로운'을 구체화시켜서 연기로 보여주는 방법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임진희는 '정의로운'이라고만 설명돼 있었다. 정의로운 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싶었다. 덫에 갇힌 것 같았다. 매력이 너무 없지 않나. 감독님에게도 수많은 질문을 했지만 뚜렷한 답을 찾을 순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우선이었다. 3년의 시간이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세세한 부분에 포인트를 줬고 주체적인 기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영화에서 재차의가 예고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날, 다른 취재진을 재치고 재차의를 쫓는다던가 3년 전 주술적 존재를 함께 파악했던 탁교수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재차의를 알아간다.

"사회성이 더 좋아지고 독립언론채널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는 기자여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취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황에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빠른 인물로 설정했고, 즉시 반응하는 능동적인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다. 드라마에서도 밋밋할 수 있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과정을 해봤기에 보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준비했다."

배우 엄지원이 영화 '방법: 재차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재차의가 살인을 예고한 날, 많은 언론이 제약회사 앞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하나둘씩 나타나는 재차의에 놀라기도 잠깐, 백여명이 넘는 재차의가 떼를 지어 돌진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포즈로 전속력을 다해 돌진하는 모습은 '방법: 재차의'의 핵심 장면 중 하나다.

"재차의 군단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저도 재차의를 처음 보는 날이었다. 리허설 중 떼로 습격해서 달려오는 장면에선 정말 깜짝 놀라서 온몸이 굳었다. 임진희는 냉철하게 반응하지만 저는 그렇게 안 되더라. 임진희가 후배 PD 우찬이를 계속 부르는데 저는 말이 안 나오더라."

돌진하는 재차의들을 간신히 따돌린 제약회사 임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피신하기 위해 차를 타고 도망을 간다. 그러나 재차의들은 택시를 뺏어 타고 목표 대상을 쫓아간다. 좀비와 비슷하게 그려질 거만 같았던 재차의의 가장 다른 점이다. 도망가는 인간과 이를 죽일듯이 쫓아오는 재차의들의 쫓고 쫓기는 질주는 손에 땀을 쥐게끔 한다.

"카체이싱 장면을 제일 조항한다. 서울 도심이 잘 표현돼서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한국적이고 K-좀비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아서 더 마음에 든다. 카체이싱 장면만 3일을 찍었다. 촬영하기도 힘들었고 터널 안이라 공기도 좋지 않아 힘들었다. 시간 제약도 있었고. 열악한 상황 속에서 전투적으로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배우 엄지원이 영화 '방법: 재차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방법: 재차의'는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에 찍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해쳐 나가는 작품으로도 눈길을 끈다. 더욱이 성수기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7, 8월 극장에 여성이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는 '방법: 재차의'를 제외하곤 찾아볼 수 없다.

"블록버스터에 여성 캐릭터들이 서사의 중심에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기에 조금 더 각별한 게 있는 것 같다. 그런 설정으로 연상호 작가님이 글을 써져수서 감사한 마음도 있고 책임감도 있다. 그래서 영화가 더 재밌게 나온 것 같다. 무엇보다도 여름 오락영화의 본질은 재미다. 재밌게 잘 나와서 좋다. 잘 만들자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작업했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수많은 작품에 임했고 주연을 맡았으나 블록버스터 작품에 주연으로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워온 20년을 지금도, 앞으로도 꾸준히 채워나갈 예정이다.

"'20년이 언제 이렇게 흘렀지?'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매번 다른 결의 작품을 하려고 노력했다. 일이라는 건 힘듦과 아픔을 동반하지만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년간 작품에 임했지만 여름 시장에 개봉하고 주연으로 나서는 건 처음이라 '방법: 재차의'가 더 남다르다. 힘든 상황이라 저희 작품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이 다 잘 됐으면 좋겠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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