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펜트하우스'는 김소연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희대의 악역 천서진을 연기하면서도 그녀의 불우한 서사에 공감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건, 김소연의 연기력이 많은 이들을 설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연기대상은 김소연에게'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소연은 최근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1년 반 대장정을 끝낸 소감을 전했다. "천서진의 이미지를 지우는 건 또 다른 도전"이라면서도 "이젠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게 웃은 김소연의 '펜트하우스' 비하인드 스토리는 어땠을까. 아래는 김소연의 일문일답.

◆주단태가 체포될 때 '발연기'를 하는 천서진도 화제였다.
대본을 읽을 때 위트 있게 읽혀서 그대로 했을 뿐이다. 주동민 감독님도 '재밌게 잘 살려줘서 좋았다'고 해줬다. 내 안에 내재된 코미디의 열망을 그 장면에서 해소했다.
◆배우들간의 호흡은 어땠나.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어떻게 이렇게 트러블 없이 지냈을 수 있나 싶었다. 이건 신은경 엄기준이 현장에서 솔선수범 해줘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감히 어떤 아쉬운 내색을 할 수 없었다. 특히 신은경은 언니로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셨다. 그런 분이 곁에 있으니 우리 현장이 즐거울 수 밖에 없었다.
◆'펜트하우스'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부담이 되진 않았나.
부담이 컸다. '펜트하우스' 기세가 피치를 올린게 시즌1 12, 13부였다. 그 때부터 체감이 달랐다. 그 기세 속에서 15회를 찍는데 내 신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나 때문에 주춤하면 어떡하지'하고 고민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죽기 살기로 피아노를 쳤다.
◆연기력 극찬도 이어졌다.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다면?
'놀면 뭐하니'에 나가서 '코리안 조커'라는 수식어를 받았는데 그건 엄기준에게 토스하겠다. 엄기준이야말로 '코리안 조커'다. 기분 좋았던 말은 '예쁘려고만 하던 김소연이 배우가 됐네?'였다. 너무 감사해서 그 문장을 캡처해놨다. 내가 열심히 하고 부지런을 떨었던 노력을 알아봐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올해도 연말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말 너무 감사하다. 그런 말만으로도 무한 감사다. 소원이 있다면 연말에 다음 작품을 고르고 있는 상황이었음 한다. 그게 대상보다 더 좋은 일일거라 생각한다.
◆악역에 이어 아이 엄마를 연기한다는 것도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도전보다도 '김소연에게 고등학생 딸이 있다고?'라며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이질감을 아무도 안 느끼더라. 하하. 엄마 역할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최예빈 덕이 컸다. 하은별 역할을 최예빈이 해줘서 애잔한 마음이 더 많이 들었고 '엄마가 되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다. 최예빈의 해사한 분위기를 보며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남편인 이상우, 오랜 절친 바다도 특별 출연했다.
재밌는 추억거리였다. 극중에서 이상우가 정력제를 개발한 하윤철을 찾아와 돈을 받고 나가는 신을 찍었는데, 감독님이 '돈도 받고 약도 훔쳐가봐라'고 제안했다. 이상우는 PPL인줄 알고 약을 담아 나왔는데 사람들이 많이 웃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또 이상우는 초등학생들과 촬영을 하다가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물었는데 '펜트하우스 안티 기자요'라는 얘길 들었다며 '수년간의 경력이 다 무시당했다'고 슬퍼했다. 바다는 워낙 친하다. 촬영 전날 2시간 통화하며 연기 호흡을 맞췄다. 너무 긴장을 하고 영광으로 생각해줘서 고마웠다. 대사 두 마디를 2시간 동안 맞춰줬다. 열정을 쏟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펜트하우스' 천서진 이미지가 워낙 세서 이를 지워야한다는 부담은 없나.
그런 부담감으로 '펜트하우스'를 놓쳤다면, 이 순간도 없었을 것이다. 다음 역할도 지금같은 마음으로 뭐든 도전하겠다. 그 때 가서 매를 맞든 하는게 낫겠다. 천서진 이미지를 지워야 한다는 건 내게 좋은 도전이라 생각한다.

◆‘시즌제 드라마’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일단 장점은 몰입이 세다는 거다. 시간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 시즌3에 청아아트센터가 개관을 하는데 너무 감격해서 리허설이 울 정도였다. 그래서 시즌제 드라마는 배우로서 좋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점은 우리 드라마 사람들은 다 너무 좋았지만, 싫은 사람이 있다면 되게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는 점?
◆시즌3 제작발표회 당시 '(천서진이) 어디까지 갈 지 궁금하다'고 했다. 기대에 충족한 결과인가.
내 기대보다 더 극악무도 하더라. 시즌1 제작발표회 때 '희대의 악역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더 할 나위 없이 최고치를 찍은 것 같다. 그 악행을 파멸로 돌려받았기 때문에 정말 만족스럽다.
◆앞으로는 어떤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은가.
코미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시트콤을 해보고 싶다. 또 로맨틱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다. 로코가 내게 올 수 있을까. 하하. 악역이 또 내게 와도 기쁜 마음으로 잘 읽어보고 결정하겠다. '펜트하우스'를 하면서 도전의 두려움을 떨쳐냈다.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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