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오징어 게임'에 무궁화 꽃이 피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국가에서 가장 인기있는 Top10을 보여준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살아 남으려는 이야기를 담은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현재 80여개 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놀라운 열풍몰이 중이다.

외국의 넷플릭스 Top10에 한국 프로그램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동시에 오징어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달고나, 양은 도시락 등 한국 전통 게임과 추억의 소품들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것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오징어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Red light, Green light'로 번역됐으며 실제 아이들이 하는 비슷한 게임으로는 'What’s the time Mr. Wolf?'가 있다. '달고나'는 'sugar honeycomb'으로 번역됐으며 실제 달고나와 비슷한 맛을 가진 'honeycomb toffee'가 있다. 두 명씩 짝을 짓는 게임에서 짝을 못 찾은 한 명을 '깍두기'라고 부르는 한국식 호칭은 'weakest line'(가장 약한 공격 라인)으로 자막 처리됐다. 무의 윗부분은 네모의 깍두기 모양이 나오지 않아 경기나 놀이에서 약한 이를 깍두기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달고나' '깍두기'는 마치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가 라면과 우동을 합친 'Ram-Dong'으로 변역된 것과 같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 외에도 줄다리기는 'tug-of-war'로, 한국적인 유리 구슬은 'marbled'로,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는 'glass stepping stone'로 번역됐다.

드라마의 볼거리인 의상은 대략 세 가지다. 추리닝, 가면남의 복장, 후반부의 턱시도 정도다. 초록색 추리닝은 벌써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다가오는 10월 할로윈 코스튬으로 가면남의 빨간 유니폼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운동복은 흔히 추리닝(training), 트레이닝 수트(training suit) 라고 한다. 'training'의 올바른 발음은 '추리닝'이 아니라 '트레이닝'이며 '훈련'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올바른 영어표현은 '땀(sweat)'이 난다고 해서 'sweat suit(운동복)' 'sweat shirt(운동복 상의)' 'sweat pants(운동복 바지)'다.

'유니폼(uniform)'은 uni(함께) form(형태, 모양)의 의미를 합쳐 교복, 제복처럼 같은 모양의 복장을 말하며 '오징어 게임'에서는 참가자 전원이 초록색 체육복을 입고 등장한다. 여기에 모두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는데 이는 학창 시절에 많이 신었던 실내화다. 끈을 매지 않아 쉽게 신고 벗는 것이 특징인 실내화는 'slip-on sneakers'라고 한다.

스테이크와 와인이 마련된 만찬을 먹기 위해 게임 참자가들은 턱시도를 입고 등장한다. 턱시도는 뉴욕(New York)주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에 있는 마을 지명이기도 하다. 1886년에 켄트 담배를 생산하는 기업의 소유주가 각계 분야에 지위가 높은 인사들을 모시고자 만든 사교 클럽의 이름이 '턱시도'였다. 턱시도 라고 불리는 공원(Tuxedo Park)에서 모임이 시작되면서 남성들이 입고 등장한 연미복이 공원 이름과 같은 '턱시도'가 된 것이다. 턱시도에 나비 모양의 보타이(bow tie)를 매고 식사를 하는 장면부터는 초록색 추리닝을 볼 수 없다.

가면남 중 검은 복장을 한 프론트 맨(front man)은 검은 망토를 두르고 등장한다. 망토는 프랑스어인 망토(manteau)를 그대로 발음한 것이며 이는 영어로 케이프(cape)에 해당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성의 패션 아이템이라고 알고 있었던 망토는 과거 영국의 비즈니스맨들이 입었던 옷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의상을 보지 못하는 것이 전혀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 있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명연기는 9편을 2~3일 안에 몰아 보게 만든다. K-pop, 영화, 웹툰, 이제는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에 까지 무궁화 꽃이(Green light: 청신호)이 진정으로 활짝 피었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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