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전쟁] ⑬ '먹는 치료제' 등장예고에 경쟁 제약·바이오업계 '울상'


경쟁 회사들 주가 내림세…우리 정부도 선구매 협의 中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머크가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개발한 '경구용(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외 경쟁 제약·바이오업계가 울상이다.

늦어지는 임상 시험에도 끈기를 잃지 않았던 주주들도 최근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며 장기적으로 이들 회사 주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머크는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 환자의 입원율과 사망률을 절반 가량 줄였다는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머크는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 보건당국에 먹는 코로나 치료제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머크는 연말까지 1천만명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미국에 170만명분을 공급하기로 계약했고, 우리나라 정부도 선구매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 승인이 기대된다. 병원 포화 상태를 막고 병상 확보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신속히 긴급사용승인을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머크 몰루비피라비르 모습 [사진=MSD]

◆ 머크 '경구용 치료제' 게임 체인저 등극?…치료제 개발 회사 주가 '우수수'

몰누피라비르가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으면 코로나 사태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경쟁 회사들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지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PF-07321332'에 대한 임상시험 2상과 3상을 시작했지만 아직 명확한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말 주가가 정점을 찍은 후 지속 하락 중이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임상 3상에 돌입했지만 머크 3상 결과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기대를 모으던 국내 바이오 회사도 주가가 내림세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의 주가도 꾸준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는 이전 52주 최고가인 39만6천240원을 찍은 뒤 지난 6일 종가 기준 21만2천원으로 46.5% 가량 떨어졌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웅제약도 고점인 28만6천500원 대비 54.6% 떨어진 13만원을 기록했다. 제넥신도 고점 대비 59.6% 가량 주가가 내려간 것으로 파악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머크의 치료제는 복용 편리성이 높고, 항체 치료제 대비 약가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의 하반기 매출을 보수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제품 [사진=셀트리온]

◆ 머크 몰누피라비르 편의성 '월등'…비싼 가격은 숙제

이처럼 경쟁사들의 주가가 크게 영향 받는 건 경구용 치료제의 편의성이 월등해서다.

앞서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용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와 항체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주사를 맞으려면 병원에 입원을 해야해 증상이 심한 환자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입으로 섭취가 가능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는 투여 방법이 쉽고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구용 치료제는 코로나19 증상이 시작되고 5일 이내 집에서도 물과 함께 복용이 가능해 편의성이 높다. 실제 과거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가 나오며 신종인플루엔자 잠식에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또한 투약 시간 대비 효능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현재 FDA로부터 유일하게 정식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베클루리(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2건의 임상에서 위약 대비 회복 시간 개선을 나타냈지만, 3번째에서는 사망률 감소가 입증되지 않았다.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리제네론과 릴리의 항체 코로나 치료제는 입원 및 사망 감소를 입증했지만 약물 모두 정맥(IV) 투여라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 환자의 입원율과 사망률을 절반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높은 가격 때문에 쉽게 대중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몰누피라비르를 5일간 알약 40개를 복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700달러(약 80만원)로 비싼 편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높다보니 범용으로 쓰이긴 어렵고, 고위험군 중심으로 한정적으로 투여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재개를 위한 '게임 체인저'라고 보기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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