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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M&A 1년…'마지막 관문' 中 문턱 주목


심사 대상 8개국 중 7개국서 승인…연내 허가 기대감 속 사업착수 준비 시동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오는 20일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인수 1주년을 맞는 SK하이닉스가 해외 주요 경쟁당국 심사의 마지막 관문인 '중국'의 문턱을 연내에 넘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미국 반도체 기업이 신고한 M&A를 승인하지 않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타났던 데다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된 만큼 SK하이닉스로 불똥이 튀어 혹여나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20일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전체를 10조3천104억원에 인수했다. SSD 솔루션 역량 강화,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메모리 반도체 사업군 간의 균형 확보 및 낸드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서다.

양수 기준일은 오는 2025년 3월 15일로, 올해 말로 예상되는 1차 클로징 시점에 8조192억원(70억 달러)를 지급한다. 잔액인 2조2천912억원(20억 달러)는 2차 클로징 예상 시점인 2025년 3월에 지급키로 했다.

SK하이닉스 M16 팹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M16 팹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하이닉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합병하기 위해서는 관련 8개국의 반독점 담당 기관에 기업결합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지금까진 중국을 제외한 한국, 미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EU 등에서 모두 승인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 간 인수합병(M&A)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얽힌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있다"며 "특정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 수 없도록 각 국가의 반독점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반독점 심사 승인은 엔비디아-ARM 등 다른 업체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라면서도 "양사 결합에 따른 독점 우려는 없지만 최근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됐다는 점에서 중국이 어떻게 나설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과의 치열한 반도체 경쟁 때문에 반도체 M&A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일에 대해서도 다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일본 장비 업체 고쿠사이일렉트릭을 4조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중국이 허락하지 않아 지난 3월 무산됐다. 중국은 3년 전에도 미국 퀄컴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인수를 무산시킨 바 있다. 또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시기에 M&A 계획을 발표한 AMD의 자일링스 인수 건도 여전히 심사를 진행 중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독 중국에서 반도체 관련 M&A 반독점 심사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각 사안에 따른 자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다만 이번 인수에 인텔의 중국 사업장인 다롄 공장이 포함돼 있고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 등지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불허할 명분이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반독점 심사의 핵심인 '경쟁제한' 측면에서 가격인상 가능성이나 담합 등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와 SSD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단순 합계 점유율이 19% 정도로 높지 않다"며 "삼성전자가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이 반도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적다"고 분석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인텔 중국 다롄 공장을 인수한 후 고용과 투자를 늘릴 것이란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라며 "중국 당국도 이런 점을 감안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주요 참석자 들이 공장 준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주요 참석자 들이 공장 준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점을 토대로 올해 안에 중국을 포함한 8개 나라의 반독점 심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27일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선 "올해 연말에 반독점 심사가 문제 없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적절한 시점에 중국에서 필요한 승인을 전부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연내 중국에서의 심사 결과가 나올 경우를 대비해 즉각 사업에 착수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미국에 자회사 '낸드프로덕트솔루션'을 설립해 둔 상태로, 이 회사의 CEO에는 인텔 낸드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로버트 크룩 부사장이 일찌감치 내정된 상태다. 이 회사는 낸드와 SSD 등 메모리 제품 판매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SK하이닉스는 대만, 캐나다, 멕시코, 중국, 영국, 이스라엘,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10여 개 관련 자회사 등기도 치렀다. 또 지난 8월에는 미국에 메모리, SSD 제품 관련 상표권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룩 부사장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한 당국의 심사가 종료되는대로 미국에 본사를 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것"이라며 "놀라운 기술과 인력, 운영 규모가 결합돼 낸드업계의 세계 강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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