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에너지 공기업의 ‘갑질’ ‘진실 은폐’ ‘위험의 외주화’ 여전


매년 국정감사 단골 메뉴로 지적받아도 '바뀌지 않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갑질, 진실 은폐, 위험의 외주화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단골 메뉴로 올랐다. 매년 반복되는 이 같은 문제가 바뀌지 않고 ‘쳇바퀴’처럼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고 있다.

◆한수원, 방사능 유출 여부 조직적 ‘은폐’ 의혹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원전 방사능 유출 조사의 핵심인 차수막을 고의로 철거하고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소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한수원의 ‘고의 철거와 진실 은폐’를 지적했다.

월성 1호기.

한수원은 원안위와 민간조사단의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차수 구조물의 현장보존 요청을 받고도 바닥차수막을 여러 차례 확인한 다음에도 보고 없이 무단으로 철거했다고 지적했다. 무단으로 철거한 이후에도 원안위 영상회의, 통화에서 철거 사실을 숨긴 채 현장보존을 하겠다고 거짓·허위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이 월성1호기 SFB 차수막 현장보존을 요청한 것은 기존에 알려졌던 지난 7월 2일이 아니라 5월 24일 조사단 현장조사에서 직접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조사에는 조사단 전원과 협의회 4인, 한수원 관계자가 참석했다. 방사성 물질이 가장 높게 나타난 1 지역의 바닥차수막도 6월 28일에 최초로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수원은 7월 3일과 5일, 1 지역 바닥차수막을 확인했다. 7월 6일, 2~7 지역 바닥차수막을 확인하고 바로 철거했다. 7월 12일, 1 지역 바닥차수막을 다시 확인하고 ‘현장 존치 때 차수막 손상 우려로 걷어서 보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7월 15일에는 1 지역 바닥차수막을 철거하고 현장 물청소까지 진행한 다음 한수원 본부TF에는 바닥차수막 철거에 대해 보고했다. 일련의 과정을 규제기관인 원안위에는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

특히 7월 13일 차수막을 철거한 이후 원안위와 영상회의에서 차수막 확인과 철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7월 20일 원안위 담당자와 월성 제1발전소 담당부장과 통화에서도 현장을 보존하겠다고 답을 하는 등 거짓·허위보고를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소영 의원은 “월성 본부에서 방사능 유출의 중요한 증거인 차수막을 철거한 사실을 본부 TF에는 보고하면서 조사기관인 원안위에 지속해 거짓·허위보고를 한 것은 명백한 조사방해와 조직적 은폐”라며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방사성 물질 유출 조사에 핵심 증거를 현장의 소통 부족이라고 되풀이하는 한수원에 원전의 운영을 맡겨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발전 공기업의 여전한 ‘위험의 외주화’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운송설비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그의 죽음 이후 안전대책과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류호정 의원(정의당)은 한국남동발전의 끊이지 않는 ‘위험의 외주화’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추락해 숨진 화물노동자 고(故) 심장선 씨 유족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표자 등이 2020년 12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고 발생 이후인 2019년, 김용균 특조위 구성과 정부의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 발표 등 발전업계의 고용구조 개선 등이 논의됐는데 현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류 의원은 2019년 12월 당시 자료를 공개하며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데 사람이 직접 작업하고 있다”며 “각종 발암물질과 유해가스로 노동자가 고통을 호소하여 개선을 요청했다”라고 질의했다.

류 의원은 당시와 변함없는 2021년 자료를 공개하며 “여전히 김용균의 동료들은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소견서’, ‘보험가입자(하청업체) 의견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문자’로 남동발전 하청업체의 산재 책임 회피 시도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류 의원이 공개한 자료 속 노동자는 소방호스를 멘 채 석탄산을 올라가고 있었다.

류 의원은 “위험한 작업은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고 있는데 설비 개선은커녕 약속한 정규직 전환도 안 되고 있다”며 “2021년 3월 기준 운전 분야 2천983명, 정비 분야(KPS 하청 포함) 3천578명 총 6천561명 비정규직 중 단 1명도 정규직 전환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은 “협의체가 구성돼 있으니 잘 하겠다”고 답변했다.

◆에너지 공기업의 끊이지 않은 ‘갑질’

한국수력원자력 ○○○(4급) 씨는 대학과 직장 선배의 지위를 이용해 직원 A 씨를 3년 동안 지속해 괴롭힘과 폭행을 가해 신고당했다. ○○○ 씨는 반성이나 사과 없이 “어떻게든 괴롭히겠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 지속적 위협을 했고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판단, 올해 4월 해임 처분을 받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이 산업부·중기부·특허청, 해당 부처 산하기관의 직장 내 괴롭힘 현황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된 건수는 총 124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19년 34건이었던 신고 건수가 2020년 60건으로 약 1.8배 증가했고 올해는 8월 기준 30건이 신고됐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가장 많은 곳은 강원랜드로 총 10건이 신고됐다. 이어 한국가스공사 9건, 한국전력공사·공영홈쇼핑 7건, 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6건 등이었다.

한무경 의원은 “성희롱, 폭언, 부당지시 등 산업부‧중기부‧특허청과 산하기관의 직장 내 괴롭힘이 참담한 수준”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은 주로 한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 사이에 벌어지는 만큼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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