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원전 사고 발생해도 한수원, 원안위에 보고조차 하지 않아


원전 사고 5년 동안 165건 발생…한수원, 원안위에 보고한 것은 단 2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17년 8월 31일, 고리3발전소 신고리1호기 순환수 배수관로 거품제거 장치 작업 중 작업자가 맨홀 아래로 추락해 실종됐다. 추락 직후 구조작업에 들어갔는데 작업 45시간이 지나서야 사고지점 인근 3m 부위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2019년 3월 8일, 원자로 건물에서 구조물 인양기구를 점검하던 중 연결부위가 풀리면서 낙하하는 기구 부품에 작업자의 왼쪽 새끼손가락이 끼어 절단됐다. 절단된 새끼손가락의 피폭선량은 7.83mSv였으며 부상자는 접합수술을 위해 발전소 밖 의료기관으로 후송돼 접합수술을 받았다.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165건의 원자력발전소 산업안전사고 중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보고한 사건은 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 당국에 대한 사업자의 부실 보고 논란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부의장)이 원안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봤더니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원전 산업안전사고 165건 중 단 2건만이 원안위에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원전 산업안전사고는 총 165건으로 3명이 사망, 166명이 부상당했다. 그중 협력사 재해 인원은 153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한수원본사. [사진=한수원]

원안위 고시 ‘원자력이용시설의 사고‧고장 발생시 보고‧공개 규정’은 시설의 운전, 정비와 안전조치 행위 중 산업안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한수원이 초기 사건 현황에 대한 보고를 원안위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현행 ‘원자력이용시설의 사고‧고장 발생시 보고‧공개 규정’에는 원전 내 사망, 부상, 방사선 피폭 상황마다 보고받지 않아도 되는 빈틈이 존재한다. 종사자가 사망에 이른 중대 상황에도 원안위는 시설 운전, 정비와 안전조치 행위 중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보고를 받고 있었다. 부상의 경우에는 보고 규정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는 작업자가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경우에도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 후송이 필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으로 보고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2019년 방사선 관리구역 내 49.67mSv의 방사선 피폭 사례’도 보고대상 사건에서 제외됐는데 한수원 측은 “작업자 연간 유효선량한도를 넘지 않았고, 기타 건강상의 문제가 확인되지 않아 별도의 치료 행위는 없었다”며 보고대상 사건 제외 사유를 설명했다.

김상희 부의장은 “일선 원전에서 산업재해와 방사선 피폭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한수원이 원안위에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이 다분하기 때문”이라며 “원자력발전소 운영 전반의 관리 책임이 있는 원안위가 산업재해 사건을 선택적으로 보고받는 것은 적절한 처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안위 차원에서 원전 산업재해 현황이 관리될 때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사업자의 실질적인 노력이 수반될 것”이라며 “원전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사망, 부상, 방사선 피폭 상황에 대한 원안위 관련 고시의 전면 개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다가오는 원안위 종합감사에서 엄재식 원안위원장에게 관련 고시 개정과 사업자 관리방안 마련을 당부하겠다”며 “원안위의 미온적 태도가 반복될 경우 관련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이번 문제를 바로잡겠다”라고 덧붙였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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