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학도가 싫은 백가지 이유를 말해도 엄태웅이 멋진 건 어쩔 수 없어!"
KBS 월화드라마 '쾌걸 춘향'의 종영이 눈 앞에 다가왔다. 톱스타 부재에 홍보 부족까지, 온갖 우려를 안고 출발했던 이 작품이 예상을 뒤엎고 큰 성공을 거둔 것에는 아마 변학도 역을 맡은 엄태웅의 공이 클 것이다.
엄태웅은 또한 이 작품의 최대 수혜자이기도 하다. 그는 '쾌걸 춘향'에서 3가지 색의 각기 다른 모습을 표현해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춘향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자상한 아저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 슬퍼하는 비운의 남자, 그리고 질투심에 불타 물불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 악역의 모습까지 엄태웅이란 배우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한 작품에서 한가지 캐릭터도 제대로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만큼 변학도 역 하나로 다양한 매력을 고루 발산할 수 있었던 것은 엄태웅에게 드문 행운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는 또한 '갖출 것 다 갖추고 매력도 있지만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자꾸 변해만 가는' 모습으로 공감을 사며 최근 불고 있는 '이유있는 악역' 돌풍 속에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엄태웅이 직접 꼽은 명장면은 역시 "돌아보지 마!" 장면. 채린이 몽룡에게 키스하는 모습을 춘향이 목격하자 춘향의 몸을 돌리며 눈을 피하게 하는 사려깊은 모습으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남원으로 떠나려던 몽룡이 춘향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쪽지를 감췄다가 들키자 "네가 떠나가버릴까봐 그랬어"라며 애타는 눈빛으로 붙잡는 장면은 엄태웅 본인과 함께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또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우산 속의 몽룡-춘향 커플 앞에서 "이 녀석만 없으면 나에게 올 수 있니"라고 묻는 장면도 변학도가 본격적인 악역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된 순간인만큼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네가 거절할 백가지 이유를 대도 나한테는 상관없어"란 대사 또한 변학도라는 캐릭터의 맹목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명대사로 꼽았다.

최근 극 중에서 변학도는 춘향과 몽룡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온갖 비열한 짓을 서슴치 않았다. 이러한 엄태웅의 모습은 극의 갈등에 중요한 축이 되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엔딩에 대한 궁금증을 남겼던 것도 사실이다.
엄태웅의 한 측근은 "더이상은 춘향을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변학도가 마지막으로 쿨하게 보내주는 '진짜 사랑'을 실천하게 될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쾌걸 춘향'의 감독과 스태프들로부터 "꼭 나중에 다시 함께 일하자"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현장에서도 인정받은 엄태웅은 현재 쏟아지는 작품 제의와 CF 제안 속에서 행복한 고민 중이다.
눈빛과 표정으로 연기하는 배우 엄태웅의 진가를 알게 해준 드라마 '쾌걸 춘향'은 1일 밤 17회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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